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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항체 검출 0.03%그쳐…3055명 중 단 1명
뉴스종합| 2020-07-09 18:00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방역당국이 일반 국민 305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1명(0.03%)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다.

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밀폐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분석에 앞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방역당국은 이를 근거로 지역사회의 코로나19 면역이 극히 낮고, 또 현재 드러난 확진자 규모(9일 0시 기준 1만3293명)와 실제 감염자 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3055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항체가'(抗體價)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방대본이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 사이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관련 혈청 1차분 1555명한테서는 항체가 1건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서울 서남권 5개구( 구로·양천·관악·금천·영등포) 거주자 가운데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500명 중 1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 개별 사례는 추적하지 못하게 돼 있는 연구 조건에 따라 이 환자가 실제 확진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보통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몸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되는데, 항체가 검사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해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방대본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검출하는 방식으로 이번 검사를 진행했는데, 신속 진단키트 등 다른 검사 방식 하에서는 항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3명 더 나왔지만 전문가 논의 끝에 모두 '가짜 양성'(위양성)으로 판정했다.

방대본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사회의 코로나19 면역이 극히 낮을 것으로 추정하는 동시에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해외 항체가 조사 사례를 통해 예상했던 것이지만 우리나라 지역사회의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은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올해초 대구·경북 중심의 큰 유행 이후 현재 전국적, 산발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현재의 확진자 규모와 실제 감염 규모에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의 경우 스페인 5%, 영국 런던 17%(런던 이외 지역 5%), 스웨덴 스톡홀름 7.3%(스톡홀름 이외 지역은 3∼4%), 덴마크 1.7%의 항체 형성률을 보였다

권 부본부장은 중간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이 감염확산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했고,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조기 대응하고 검사체계를 대폭 가동했으며, 일선에서 방역체계가 잘 작동된 것'이라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대유행이나 겨울철에 더 큰 규모의 유행이 온다는 말이 있지만, 이런 어두운 예측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런 표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하는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대책의 목표"라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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