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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백선엽 칭송한 에이브럼스 미국 소환하라"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
뉴스종합| 2020-07-14 18:17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3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주도로 설립된 광복회가 최근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을 '영웅'이라고 불러 논란을 빚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본국으로 소환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보냈다.

광복회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내정간섭적 행태가 한국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의 소환을 요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서한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백선엽 칭송은 사이토 조선 총독의 이완용 칭송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독립군과 민간인을 학살한 백선엽이 영웅이라면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 친위대도 영웅인가"라며 반문하고 "백인을 학살한 나치 친위대는 '반인류 전범'이고 조선인을 학살한 백선엽은 영웅이라면 조선인은 인류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에서 논쟁이 치열한 친일·반민족 인사 청산 관련 문제에 외국군 사령관이 개입하는 행태는 한국 국민을 무시하는 내정간섭"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 같은 행태는 한미 양국의 우호관계에 치명적"이라며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해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소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날 고인이 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에 대해 애도 성명을 내고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밝혔다.

사령관은 "주한미군을 대표해 백 장군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백선엽 육군 예비역 대장의 지난밤 별세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며 "백 장군님이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2018년 백 장군 생일파티 당시 찍은 사진을 함께 게재하고 "지도자이자 애국자이며 정치가였던 백 장군은 현대 한미 동맹 구축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백 장군은 전날 오후 11시 4분께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6·25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하며 6·25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이력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올랐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