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헤럴드포럼] 한국판 뉴딜 성공…국산SW 성장모델 만들어야
뉴스종합| 2020-07-23 11:29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진실로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매일매일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학에 나오는 이야기로, 상나라 탕 임금의 고사를 빌어 관습에 안주하는 타성을 돌파하자는 가르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국내외 정세와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역시 이 훈구와 같은 길을 가야 한다.

한국판 뉴딜 정책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된 사회 구조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일 뿐 아니라 장차 우리 자손들이 먹고살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경제 대계이기도 하다.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다. 이 두 가지 기술은 모든 것이 초연결된 사물인터넷(IoT) 시대, 네트워크로 이어진 사물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가 추진했던 ‘인더스트리 4.0’ 정책과 중국의 13번째 ‘오개년 계획’이 대표적인 예다. 독일과 중국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ICT 혁신을 통해 사회의 단순한 양적 팽창·물리적 확충을 넘어섰다. 디지털 기술의 질적 발전과 사회 최적화를 성공시켰다. 미국 또한 ‘제조업의 진보(Advanced Manufacturing)’라는 슬로건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개혁을 추진 중이다.

한국판 뉴딜 역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모든 사물과 ICT 기술을 결합해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에 집중하던 하드웨어 위주의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완전히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일상 속 사물에 ICT 기술을 더해 디지털화 및 스마트화를 이뤄야 한다.

진정한 한국판 뉴딜의 실현을 위해 ‘우일신’의 자세로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다. ‘한국판 뉴딜이 창출해낼 기술 고도화 및 인재 확보의 기회를 누가 가지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계는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많은 공공·민간 기업에서의 외산 제품 사용이 관성처럼 굳어져 있다. 경쟁력 있는 국산 솔루션이 부족했던 과거부터 고착화된 결과다. 이제는 디지털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기술력을 갖춘 국내 제품으로 그 관성을 깨야 한다.

한국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불모지가 아니다. 국내 기업의 미들웨어 솔루션은 글로벌 공룡 IT 기업의 제품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시장 1위 외산 DBMS의 고유 기술로 여겨졌던 액티브 클러스터링 기술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하기도 했다. 많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IT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고품질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기술력과 인적자원 경쟁력이 국가 자산으로 쌓일 수 있다.

한국판 뉴딜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중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산 소프트웨어의 타성에 젖은 사고 및 관습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국산 소프트웨어 중심의 한국판 뉴딜을 통해 국내 IT 산업이 진정한 자강에 이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기술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이형배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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