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헤엄 월북’, 철저한 조사와 코로나 책임전가 차단해야
뉴스종합| 2020-07-27 11:38

탈북민의 재입북 사건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느슨한 우리 군의 경계태세 논란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코로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

우선 충격적인 것은 이 사건이 북한의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고, 뒤늦게 이를 우리 군이 사실상 확인해줬다는 점이다. 군 당국은 현재 구체적인 월북 과정을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 강화 지역의 물길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월북자가 개성 출신으로 탈북 때도 강화도 쪽으로 헤엄쳐 들어왔다는 점이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곳 역시 군사분계선으로, 경계가 삼엄한 지역이다. 그런데 민간인이 아무 제지 없이 강을 건너갔다니 기가 찰 뿐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월남 도주자’가 분계선을 넘어 ‘귀향’한 사건이 발생한 게 지난 19일이다. 1주일가량 군 당국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다. 철통보다 단단해야 할 군사분계선이 이토록 허술하게 뚫렸다는 게 불안하고 황당하다. 사건의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하긴 군의 경계태세 소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1년여 사이만 해도 지난해 6월 강원도 삼척 북한 목선 입항 사건이 있었고, 지난 5월에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세 차례나 밀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때마다 경계 소홀 논란이 일었고, 삼척 사건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경계작전 실패’라며 직접 대국민사과까지 했다. 그런데도 달라진 것은 하나 없고 우리의 군사경계망은 여전히 숭숭 뚫리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 월북자를 ‘코로나 감염 의심자’라고 요란하게 주장하는 것도 그 저의가 미심쩍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 월북자로 인해 개성시에 코로나가 유입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때문에 개성을 전면 봉쇄하고 ‘최대 비상 체제’를 선포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코로나 청정국인 북한에도 감염 우려가 커졌다는 얘기인 셈이다. 그 보도의 진위는 물론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미 북한에는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다는 관측과 소문이 무성하다. 그렇다면 그 책임을 슬쩍 남쪽에 전가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정확한 의도 파악과 면밀한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방역 능력이 부족한 북한에 코로나가 크게 번졌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가 얼마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 필요하다면 남북 공동 방역도 못할 건 없다. 하지만 그 책임을 우리에게 미루려는 의도는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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