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상속으로] 디지털화와 빅데이터, 그리고 스마트 통합물관리
뉴스종합| 2020-07-28 11:28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사회 모든 분야가 ‘데이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유엔(국제연합), EU(유럽연합)와 같은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독일 ‘Water 4.0’, 네덜란드의 ‘Digital Delta 프로젝트’ 등과 같이 물관리 선진국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물 관리 혁신을 내세운다.

최근 우리나라도 ‘한국판 뉴딜’ 정책에 힘입어 정부, 공공기관을 비롯한 민간 기업까지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물 산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물 관리 분야에서도 디지털화는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데이터를 활용한 정확한 분석과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 물 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이는 홍수 방어(치수), 용수 공급(이수)과 함께 수질, 수량, 수생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합 물 관리의 밑거름이 된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커지고 있는 수자원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간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관리 전 분야에 걸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수자원, 수도, 가뭄, 홍수 등 각종 물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설 운영의 효율화를 꾀하고, 물 재해 대응 능력을 향상시켰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모든 댐과 정수장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인공 지능 정수장을 조성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최상의 물 관리는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물순환 전체를 아우르는 정확하고 풍부한 빅데이터의 확보와 공유이다.

우리나라는 물 정보가 기관과 목적에 따라 분절되어 수집·관리되어 오고 있다. 제한된 데이터만으로는 국가 전체의 통합적 물관리와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국민 누구나 필요에 따라 정보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연결·초지능의 디지털화로 국가 전체의 물 데이터들을 표준화하고, 빅데이터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분산되어 있는 국가 물 관련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빅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공동으로 유통·활용할 수 있는 물 관리 통합 정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라 하겠다.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과거에 비해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가치 있는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최적의 통합 물 관리 정책 결정을 지원하고, 물 관리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재난 예방 및 대응 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데이터 취득을 위한 통신 장비와 인프라의 확충, 관련 솔루션 개발은 물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이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에서도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관계 기관과 기업, 국민이 필요로 하는 물 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 큰 혁신과 경제적 가치를 유발할 것임은 자명하다. 이것이 바로 한국판 뉴딜이 추구하는 ‘데이터댐’이 아닐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 제도 정비, 정부 정책, 정보 보호 및 보안 표준 마련 등이 그것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했다. 외손뼉만으로는 소리가 울리지 않듯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기업 등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통합 물 관리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국민 누구나 ‘물 걱정 없는 세상! 물이 여는 미래, 물로 나누는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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