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헤럴드광장] 가맹점을 계약하기 전에 이건 살펴보자
뉴스종합| 2020-08-07 11:47

근래에 2명의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외식업 가맹점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내게 문의한 2명 모두 하나같이 지인이 추천한 브랜드이고, 그 지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본사와 밀접하게 접촉은 하지 않았으며, 정보공개서는 잘 모르겠고 직영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추천해준 지인들이 자신들과 너무 잘 아는 사이이고, 그 지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는 게 전부였다. 어쩜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이 두 명이 비슷한 아이템을 들고 와서 이렇게 똑같이 이야기할까? 조금은 어이도 없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 중 첫째는 직영점이 없다는 것이다. 직영점이란 가맹본부가 직접 운영을 하는 매장을 말한다. 가맹본부는 직영점을 통해 가맹점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거나, 메뉴, 인테리어 등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고, 가맹점들의 문제들이나 고충을 파악해서 이를 경영시스템에 반영해 가맹점에 대한 경영지원시스템을 개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부족할 수 있고, 문제발생시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결국 가맹점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올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가맹본부 중 직영점을 운영하는 곳은 전체 41%에 불과했다. 이를 다시 생각해보면 가맹본부는 자신들의 아이템이나 서비스, 시스템이 어떤 환경에 맞는지,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지, 매장 운영에서의 문제는 무엇인지, 인력은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를 모르고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영점을 운영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이다. 두 브랜드 모두 우리나라 토종 대표 카페 브랜드이다. 그런데 할리스커피는 2013년 384개 매장, 686억원에서 2019년 577개의 매장과 1649억원으로 규모가 증가했다. 카페베네의 경우는 반대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 두 브랜드의 차이 중 하나가 직영점의 수이다. 할리스커피의 경우 2018년 전체 매장의 20%인 110개로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경영 및 운영 노하우를 높이고 있다.

다양한 상권에 직영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고객에 대한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적절한 마케팅 전략 및 매장운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의 목표 상권의 개수에 따라 유사 상권에 직영점이 있으면 이상적이다. 물론 직영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가맹점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초기 가맹본부는 그럴 여력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맹본부가 수립한 브랜드 콘셉트에 따른 서로 다른 2개의 상권에 직영점을 운영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따라서 가맹본부를 선택할 때에는 직영점이 없는 가맹본부는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매장을 운영하면서 이 가맹본부가 나에게 전수할 경영노하우가 있는가와 경영 지도가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가맹본부를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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