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 설] 수출 급락에 실업률 최악…‘찬사’ ‘기적’ 얘기할 때인가
뉴스종합| 2020-08-12 11:2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개월 만에 -1.2%에서 -0.8%로 상향 조정했다. 37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다. OECD는 “한국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가장 성공적으로 차단한 국가”라면서 “다른 회원국에 비해 고용·성장률 하락폭이 매우 작았다”고 분석했다. OECD 평가대로 ‘K방역’의 힘에 자부심을 가져도 되고, 2분기 성장률만 봐도 한국경제가 선방한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OECD 37개국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OECD 회원국들에 비하면 기적적인 선방의 결과다”고 말한 바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탁월한 성과를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며 “모든 회원국이 이구동성으로 보낸 찬사였다고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OECD가 한국이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한 것은 좋은 일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평가에 들뜰 때가 아니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OECD 보고서와 같은 날 나온 8월 1~10일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3.6%나 급감했다. 7월 수출액이 -7.0%로 5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감소하면서 8월 수출 반등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8월 첫 성적이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경제 반등의 핵심인 수출이 고꾸라지면 정부가 얘기하는 3분기 이후 반등은 어림없다.

12일 발표된 ‘7월 고용동향’ 역시 최악이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만7000명 줄어 5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됐다. 취업자 수가 다섯 달 연속 감소한 것은 11년만이다. 지난달 실업자와 실업률은 7월 기준으로 최악이다.

OECD 평가 전후로 나온 수출과 고용통계로 나온 지표를 보면 지금은 남들의 평가에 고무될 때가 아니다. 수출부진에 실업대란과 재정악화, 여기에 예기치 않은 물난리까지 겹쳤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코로나 재확산세가 뚜렷하다. OECD도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낫다는 것이지 올해 한국경제의 역성장을 전망했다. 나름 선방했다는 2분기 성장률도 -3.3%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경제는 낙관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정부 당국자의 생각과 언어가 고통의 한가운데 있는 국민과 달라서는 안 된다. 지금은 ‘찬사’나 ‘기적’을 섣부르게 얘기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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