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 설] 코로나·물난리 와중인데…의사파업·8·15집회 취소해야
뉴스종합| 2020-08-13 11:16

코로나19에 역대급 물난리로 온 국민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 와중에 대한의사협회가 14일 집단파업에 나서겠다고 하고, 일부 단체는 1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명분도 약하고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다. 당연히 취소해야 마땅하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의협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14일 집단휴진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보건의료발전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자고 했지만 의협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예정대로 파업에 나서겠다고 한다. 의협은 응급실,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업무 인력은 휴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많은 동네의원들이 실제로 휴진하고 일부 병원급 의원이 동참할 경우 의료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의사가 부족하고 지역 간 의료 격차도 크다는 점은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서울 종로구는 16명인데, 강원도의 시·군·구 절반인 9개 지역에는 의사가 채 1명도 되지 않는다.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의 방향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의료진의 헌신에 온 국민이 경의를 표하고 있다.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지금 의사들이 집단 파업에 나서는 것은 의료진에 대한 국민의 존경심을 져버리는 일이다. 의협은 파업을 철회하고 협의체를 통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의견을 조율하는 게 바람직하다.

8·15 도심 집회도 다를 바 없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는 참가자가 2000명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단체들도 주변에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집회 강행시 몇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집회 취소를 요청했지만 해당 단체는 막무가내다. 모든 국민이 한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수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와중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집회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특히 지방에서 밀폐된 전세버스로 상경하는 경우도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집회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더 중요한 때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집회의 자유를 짓밟고 있다고 주장할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의협이나 8·15 집회 주최 측이 파업이나 집회를 강행한다면 당국은 진료개시 명령이나 집회금지명령 등을 발동해서라도 파업이나 대규모 집회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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