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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뉴딜펀드, 금융위원장이 나서서 마케팅할 일인가
뉴스종합|2020-09-04 11:34

정부가 3일 ‘국민참여형 뉴딜펀드’의 구체적인 조성,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통해서다.

뉴딜 펀드는 정부 종잣돈 35%에 민간자본으로 65%를 끌어들여 내년부터 5년간 디지털, 녹색산업에 투자하게 된다. 1000조원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을 흡수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게 한다는 취지야 백번 옳다. 그린스마트스쿨, 수소·전기차 개발, 데이터센터 구축 등 미래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될 만한 곳에 투자한다는 것도 나쁠 게 없다. 당초 출범 단계에서 거론됐던 ‘3%+α 수익률’이나 원금보장처럼 과장되고 투자원칙까지 어긋난 내용이 사라진 것도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비판받을 만한 내용은 적지 않다. 우선 원금보장 부분이다. 명시적인 문구는 없다. 후순위채 형식으로 정부 및 정책금융 출자의 채무변제 우선순위를 낮춰 민간 투자자의 피해 가능성을 줄이는 방식이다. 공공 부문이 투자 위험을 우선 부담하도록 설계했다. 펀드가 35% 손실을 봐도 민간투자자들이 원금은 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공공부문은 누구의 어떤 돈이란 말인가.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운다는 얘기다.

생산적인 곳에 투자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지만 펀드에 투자할 만한 사람들은 여유가 있는 부류다. 생계 자체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수익률이 아무리 높다 해도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도 손실을 국고로 메우겠다며 마케팅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 놀라운 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공공 부문 후순위채 방식이 원금보장은 아니지만 사실상 원금보장 효과가 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는 점이다. 그는 한술 더 떠 “원유 개발 등은 위험이 너무 크지만 대개 디지털 뉴딜 사업은 상대방이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손실이 그렇게 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까지 말한다. 마치 영업실적을 높이려 펀드 판매에 열중인 창구직원처럼 보인다.

그는 투자자 책임하에 이익과 손실을 분담한다는 펀드의 기본원칙을 지키는데 충실해야 할 금융당국 수장이다. 공공 부문이 후순위채로 투자한다면 당연히 더 높은 수익이 배분되는지 감시하고 통제해야 할 입장이다.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이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곳이 투자의 세계다. 확신을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게 불완전 판매가 아니고 뭔가. 라임사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눈으로 보지 않았는가. 뉴딜 펀드라 해도 적법하게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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