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상속으로] 中 온라인 춘추전국시대와 K-푸드
뉴스종합| 2020-09-08 11:42

중국 내 온라인 식품 소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연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음식 배달이나 신선 식자재의 주문이 급증하는 등 소비자들이 빠르게 온라인 식품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의 절대강자인 ‘알리바바(Alibaba)’ ‘징동(JD)’과 후발주자이지만 설립 3년 만에 두 업체를 바짝 뒤쫓는 공동구매 1위 플랫폼 ‘핀둬둬’ 등 중국 온라인 3강(强)의 행보를 살펴보면 현재 중국 온라인마케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알리바바그룹의 ‘11·11’, 징동의 창립기념일에 진행하는 ‘6·18’은 중국의 2대 쇼핑페스티벌이자 대규모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3선 이하의 중소도시 및 농촌 시장소비자를 공략해 가성비 높은 제품을 공동구매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인 핀둬둬 역시 각종 기념일을 쇼핑페스티벌로 정해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시즌별 마케팅은 한 해만 진행하는 일회성 마케팅이 아니라 해마다 같은 시기에 진행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그 시기가 되면 해당 마케팅 행사를 기다린다. 공동구매, 할인쿠폰, 0시 타임세일 등 여러 이벤트를 어떻게 즐길지 고민하며 기대하는 중국 전 국민의 축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온라인시장에서 한국식품, 즉 K-푸드(K-Food)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한국식품은 드라마·가수 등이 이끄는 한류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먹방챌린지 등으로 중국 네티즌에게 친숙한 제품이 많다는 점에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식품기업들은 소수의 대형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여서 온라인마케팅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K-푸드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 연결에 나서고 있다.

경쟁력 있는 K-푸드 제품을 소개하고, 플랫폼 내 한국상품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한국관’을 개설하는 등 온라인 유통채널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징동 한국관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지 물류·배송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 ‘홈코노미 품목’인 스낵류·장류·액상차 판촉에 나서 1억8000만원(15만300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7월에는 중국의 O2O(Online-to-Offline) 선두매장인 허마센셩 온라인몰에 국가관으로는 최초로 한국관을 개설해 신선버섯·장류 등 20여개의 신규 제품을 입점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한·중 수교 28주년 기념일에 맞춰 핀둬둬 한국관을 개설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4시간 동안 100여개 한국식품으로 ‘한국의 날’ 생방송을 진행해 최대 접속자 수 53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aT는 올해 안에 알리바바 티몰에도 한국관을 개설하는 등 중국의 주력 온라인몰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지난해 1804조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중국 소비재시장의 25.8%에 이르는 금액이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고, 식품 분야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식품시장은 새로운 사업모델이 계속 생겨나고 고객을 잡기 위한 업체 간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등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고대 춘추전국시대가 2020년 현재 온라인에서 재현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중국의 온라인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앞으로 K-푸드가 더 많은 온라인몰에 소개될 수 있는 길을 닦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한국 식품기업들이 새롭고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현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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