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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할머니, 정신 온전치 않으실 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 반복”
뉴스종합|2020-09-16 10:34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 동료의원과 대화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주소현 기자]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직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를 속여 수천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준사기)로 기소된 가운데, 길 할머니 측이 검찰에 10년간의 의무기록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길 할머니 측은 정의연을 상대로 후원금 반환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길 할머니의 며느리 조모 씨는 1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검찰에 지난 10년간의 의무 기록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검찰에서 세 분이 찾아와 어머니를 보시고, 치료 자료들을 요청해 10년간 의무기록지를 출력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무기록은 길 할머니가 정의연 마포쉼터에 머물던 때의 자료들이다. 조씨는 “저희가 아니라 정의연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 다녔던 자료”라며 “그게 잘못됐다고 하면 말이 안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서울서부지검은 길 할머니의 의료기록과 정신감정 자문 결과를 토대로 할머니가 기부했을 당시 의사결정이 어려운 ‘심신미약’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16일 서부지검 관계자는 “담당 검사가 직접 할머니 면담했고, 자문과 감정 등의 결과를 거쳐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지난 14일 업무상 횡령,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 중에서도 준사기 혐의에 윤 의원은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준사기 혐의는 심신미약자를 속여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사기죄보다 죄질이 더 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길 할머니 아들 부부는 정의연을 상대로 후원금 반환 소송도 고심하고 있다. 조씨는 “그 분들이 죄송하다고 인정을 하지 않고 계속 부인하고 반박 주장을 하니 (소송도) 생각은 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길 할머니가 지난 2015년께부터 치매 증상이 시작됐으며 최근 더욱 판단력을 잃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께 어머니를 모셔온 지 하루 이틀만에 병원에 갔는데 담당 의사가 ‘판단력의 90%는 잃었다’,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때때로 과거 기억 속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조씨는 “어머니가 가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며 인사를 하신다. 도움을 받거나 (정의연 관련) 행사를 가시면 그럴 거 아니냐”며 울먹였다. 또 “어머니가 워낙 노래 부르시는 걸 좋아하시는데, 노래를 부르다가도 간혹 정신이 돌아오면 ‘노래 부른 것도 다 이용물이었지 뭐’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기소된 직후 지난 15일 새벽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길 할머니가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90세에 가수가 된 할머니’ 영상을 게시했다 삭제했다. 윤 의원이 검찰 기소에 항의하는 뜻으로 지난 2017~2020년의 길 할머니의 영상들을 게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이 삭제한 영상 중에 길 할머니가 유언장을 작성하는 영상도 포함됐다. 이는 조씨 부부가 지난 5월께 “살아있는 자식도 모르는 유언장이 있냐”며 윤 의원 면담을 요청한 바로 다음날 정의연 유튜브 채널에 올랐다가 삭제된 유언장 영상과 동일하다. 조씨는 이에 대해 “나는 윤 의원처럼 반박할 줄도 모르고 새벽에 어머니 영상 올릴 줄도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이건 아니지 않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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