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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한가운데 검은피아노…드론·영상…새 시대 새 클래식
라이프|2020-09-16 11:01

난지천 공원에서 연주를 마친 정다운 트리오. [마포문화재단 제공]

드넓은 하늘 아래 흩날리는 억새밭 한가운데, 검은 피아노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슈만의 ‘환상곡’이 울려 퍼지면, 높이 떠오른 드론이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하늘공원의 모습을 담아낸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클래식 축제가 찾아왔다.

올해로 5년차가 된 ‘마포M 클래식 축제’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으며 일대 변화를 시도했다. 클래식 축제가 관객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생각은 버렸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대면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는 여건에서 ‘축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김명곤 마포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축제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공간이 없고,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축제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면서 “여러 장르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축제를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시작한 마포M 클래식 축제는 지난 4년간 총 4163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총 260회 공연을 열어왔다. 누적 관객만 해도 무려 23만 명에 달하는 주요 클래식 축제다. 올해 축제(9월 16~26일)는 ‘디지털 컨택트’ 페스티벌을 선언했다. 11일 간 마포구 전역에서 26개 단체, 5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새로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마포문화재단은 전례 없는 도전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주목할 만한 콘텐츠는 두 가지다. 먼저 ‘마포6경 클래식’으로 이름 붙인 공연은 재단 측에서도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명소 7곳을 배경으로 클래식 연주를 선보여 영상에 담아냈다. 무엇보다 한 편의 클래식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핵심이다. 이선아 마포문화재단 공연전시팀장은 “360도 VR(가상현실) 카메라, 드론, 지미집, 초광각카메라로 영상미를 살렸다”며 “단순한 공연 실황 중계를 넘어 영화적 연출을 더한 클래식 영상 시리즈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양성원, 피아니스트 문지영 일리아 라쉬코프스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김다미 등의 연주자들이 베토벤, 드뷔시, 엘가, 브람스, 슈만을 선보인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요즘의 트렌드는 영상이다”라며 “모든 행사와 공연에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클래식 뮤직비디오에 새로운 기술을 넣어 시대에 맞는 접점을 찾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축제의 메인 콘서트는 오는 26일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되는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무대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이날 무대에 선다. 이 무대에는 AR(증강현실), VR이 동원되며, 670인치 대형 LED 화면을 통해 ‘안방 1열’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들과 클래식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공연 역사상 전례없는 실시간 합창을 선보이는 모험도 감행한다. 100명의 구민 합창단 ‘K콰이어’가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김현수와 호흡을 맞춰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부른다.

김 이사장은 “관객들이 모니터 앞에서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는 차원으로 바뀌게 되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 무대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호흡을 맞추는 ‘랜선 합창제’다. ‘기술의 혁신’이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한 전대미문의 시도다. 김 이사장은 “첫 시도인 만큼 기술적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나, 이번 시도를 통해 예술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음악활동이 하나의 디지털 공간 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며 “새로운 관객 참여 콘서트로 발전하고 폭이 넓어지면 또다른 창조적 예술 활동의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선보이는 첫 시도로 기획한 비대면 클래식 축제는 온라인이라는 장점을 통해 이전보다 더 큰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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