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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비즈]여객기 화물운송, 코로나 시대 새로운 생존전략
부동산|2020-09-17 12: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사람들의 이동이 멈추며 수년간 성장을 이어 오던 항공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 운송용 항공기 399대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35대가 멈춰 섰다. 나머지 264대도 제주 노선 등 국내선 여객수송을 중심으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단거리 구간이라 이익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항공산업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발표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세계 여객기 운항 편수는 1600만여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00만여편보다 37% 감소했다. 영업이익 또한 2000억달러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여객 대신 화물에 눈을 돌렸다. 여객기의 빈 객실에 승객 대신 화물을 실어 나르는 묘안을 생각해낸 것이다.

여객기로 화물을 수송하는 것은 단순한 일 같아 보이지만 사실 항공기 안전과 직접 연결된다. 여객기 객실은 숙련된 승무원들이 탑승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기 설계 당시부터 화재감지기와 자동 소화설비 등을 장착하지 않는다. 따라서 객실에 화물이 탑재될 경우 화재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또 화물운반대나 전용 컨테이너 사용도 불가능해 화물을 객실 내부로 옮기고 쌓고 고정하는 모든 과정을 사람 손에 의존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항공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9일 ‘여객기의 화물수송 허용을 위한 안전운항 기준’을 마련해 배포했다. 이는 유럽(4월 21일)·미국(5월 20일) 등 해외 선진국보다 빠른 조치였다.

항공안전법에서 정하는 항공위험물 9종 을 제외한 모든 품목을 객실에 반입·수송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방식의 안전 기준을 도입했다. 비행 중 난기류를 만나도 화물이 움직이지 않도록 특수 고정·적재방법을 제시하고, 화재위험을 낮추기 위해 방염 성능을 갖춘 포장재 이용과 불필요한 객실 전원을 차단하도록 했다. 또 비행 중 화재 감시와 대응을 위한 안전요원 탑승도 의무화했다.

이 밖에도 항공사 운항 승인을 신청하면 3일 이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화물을 실은 여객기가 해외 공항에 입항하려면 소속 국가의 승인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운항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여객기들이 지금처럼 활발하게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사 중 여객기 화물운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 상반기 항공여객 수요가 전년 대비 77.8% 줄어든 상황에서 적극적인 화물운송을 통해 양사의 2분기 영업실적이 흑자를 보인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항공사의 필사적인 생존 노력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규제 공백을 발 빠르게 메운 정부의 적극 행정이 만든 의미 있는 합작품이다.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운송도 2.0단계로 진보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의 성공 사례에 주목한 저비용 항공사들이 각자 여건에 맞춰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운송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300석 규모의 대형기를 보유한 진에어는 B777 여객기 1대를 개조해 좌석을 제거하는 작업을 다음달에 추진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B737 여객기 객실 좌석 위에 화물을 싣는 방법을 계획 중으로, 항공안전감독관들과 화물 적재·고정·방염 요건 등 세부 안전요건에 대한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항공기는 하루만 운항을 하지 않아도 인건비·임대료 등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고정비 지출이 발생한다. 항공업계의 생존이 거론되는 현시점에 유휴 여객기를 활용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정부는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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