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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나항공, 금호리조트 매각 계획 무산
뉴스종합| 2020-09-29 18:58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아시아나항공의 금호리조트 매각을 통한 자산유동화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현대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CB)를 금호산업 등이 상환하지 않고 NH투자증권에 넘겼기 때문이다. 현대투자파트너스는 3년 전 금호티앤아이의 CB를 인수하며 금호리조트를 담보로 잡아뒀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현대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금호티앤아이의 CB를 상환하게 되면서 금호리조트도 함께 넘게 받게 됐다. 현대투자파트너스가 인수한 금호티앤아이의 315억원 규모 CB는 이날 만료됐다. 당시 박삼구 회장의 우군으로 나선 현대투자파트너스는 금호티앤아이의 CB를 인수하며 금호리조트를 담보로 설정해뒀다.

금호티앤아이는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지주회사로 세우는 등 그룹을 재건할 당시 외부 자금을 금호고속으로 몰아주는 창구 역할을 했다. 현대투자파트너스는 현대그룹이 운용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현정은 회장이 43.57%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올라있다.

즉 NH투자증권은 현대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금호티앤아이의 CB를 대신 상환하고 금호리조트 매각으로 자금을 받을 계획이다. 3개월 안에 금호리조트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금호산업이 상환금을 지급하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란 평가다.

결국 금호아시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카드인 금호리조트 매각 계획이 무산된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철회로 채권단 산하에 들어가면서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2006년 금호사업 레저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보유 자산 중 아시아나CC는 36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수도권에 있어 입지가 좋다.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CC 안에 개인 별장을 보유할 만큼 관리가 잘 돼 있는 최상급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두산그룹이 대중제 27홀 골프장인 강원 홍천 클럽모우CC를 하나금융 컨소시엄에 1850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금호리조트 매각 기대감도 향상됐다.

업계에서는 현대투자파트너스의 CB를 금호산업이 책임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NH투자증권이 상환에 나서면서 금호리조트까지 넘어간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투자파트너스의 CB 만기가 채무불이행(디폴트)될 경우 금호산업 자산 압류 등의 조항이 있었다”며 “금호산업은 이를 막기 위해 NH투자증권에 상환을 맡긴 모습이지만 채권단 관리 상황에 이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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