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최악의 고용빙하기, 법개정 통한 노동개혁 시급하다
뉴스종합| 2020-10-16 11:38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고용시장이 빙하기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은 현재 고용시장이 어떤지를 다시 한번 확인케 한다. 취업자 수는 40만명 가까이 줄어 5월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 감소세는 지난 3월 이후 일곱 달째 이어지고 있다. 실업자 역시 1년전보다 11만명이 늘어난 100만명에 달해 2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1만명으로 9월 기준으로 통계작성 후 최대였다. 웬만한 지표들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최악이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이전이라고 좋았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코로나19가 닥치기 전에도 실업자가 넘쳐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코로나19로 정도가 더 심각해진 것일 뿐이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만들며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야심차게 출발했던 정부치고는 고용시장의 통계 수치는 창피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수를 빼더라도 고용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여럿 있다. 고용은 기업의 몫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등 오히려 기업을 옥죄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낡은 노동법이 고용시장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성역으로 돼 있는 노동법을 뜯어고치자고 제안한 것은 그래서 큰 의미를 지닌 일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어느 나라보다 경직돼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낡은 노동법을 개정하는 게 맞다. 노조로 기울어진 노사관계 운동장을 방치하고는 고용시장의 획기적인 전환은 어렵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마당에 노동시장 유연화로 기업이 신축적으로 고용을 조정하게 해주기만 해도 고용이 늘어날 여지는 충분하다.

여당에서는 코로나19 위기에 노동법 개정이 자칫 노동 안정성을 깨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위기인 지금이 오히려 노동법 개정을 통한 노동개혁을 논의할 적기일 수 있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됐다고 해서 기업들이 이때다 하고 마음대로 해고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신축적인 운용을 통해 일자리를 늘릴 여지를 찾을 것이다. 위기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답을 찾아야 한다. 이 위기에서 노동법 개정논의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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