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위기에서 빛나는 ‘기업의 힘’, 지금 기업 옥죌 때인가
뉴스종합| 2020-10-21 11:28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위축됐지만 한국기업들의 도전과 성취도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인텔사의 낸드플래시 메모리사업 부문을 90억달러(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단숨에 글로벌 2위기업으로 뛰어오르게 됐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위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국기업이 1,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SK하이닉스의 불굴의 집념과 인텔의 1등 DNA”를 언급하며 “기업가치 100조원 목표 달성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M&A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전장업체인 하만을 80억달러(9조3000억원)에 인수한 것보다 1조원이나 더 큰 국내 최대 규모다. 과감한 결단력으로 영역을 확대해 온 최태원 SK 회장이 코로나19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보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터브랜드가 20일 발표한 ‘최고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삼성전자가 한국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5위를 기록했다. 1~4위는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로 누구나 다 아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톱5 중 미국 이외 기업은 삼성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623억달러(약 71조원)로 20년 만에 12배나 성장했다. 현대차도 처음으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자동차 부문에서 처음으로 톱5에 올랐다. 브랜드 가치에서 테슬라나 포드를 앞질렀다.

이처럼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도 담대한 도전으로 성과를 일궈내는데도 정치판 돌아가는 모양새는 전혀 딴판이다. 응원은커녕 목조르기에 바쁜 모습이다. 기업과 정부·여당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기업규제 3법(공정경제 3법)’이 대표적이다. 여당이 재계단체를 통해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특히 상법 개정안 중 재계가 가장 크게 문제를 제기하는 대주주 의결권 ‘3%제한룰’은 큰 폭의 수정없이 정부 원안대로 가는 걸로 결론이 나는 모양새다. 의견을 들었다는 요식행위만 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정치권이 누구보다도 위기라고 주장하면서 굳이 기업옥죄기법을 추진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취지에 수긍한다 해도 촌각을 다퉈 법개정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기업을 격려해도 모자랄 판이다. 기업들 목을 조를 상황은 절대로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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