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이건희 별세] 허창수 회장 "결단력·리더십 발휘한 승부사"
뉴스종합| 2020-10-25 15:17
지난 2011년 3월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만찬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허창수 신임 회장의 취임 첫 공식 행사였다.[전경련 제공]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였다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이날 '당신은 영원한 일등이십니다'라는 추모사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허 회장은 "병상에서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이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었던 것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 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분해하셨을 정도로 무수한 전자기기를 다루시어 일찍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깨달으셨다"며 "우리 민족은 젓가락 문화라 손재주가 좋고 주거생활에서 청결을 중요시하기에 반도체 산업에 적합하다며 가능성과 당위성을 설파하셨다"고 기억했다.

허 회장은 고인이 "품질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였다고 추억했다.

그는 15만대의 무선전화기들을 불구덩이 속으로 내던졌던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의 '불량제품 화형식'을 언급하며 "고인은 품질이 직원들의 인격이자 고객 존중의 표현이라며 품질을 최우선 순위로 하라는 강한 책임감과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기억했다.

또한 고인이 생전에 국가가 잘 되려면 국민·정부·기업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삼위일체론'을 강조했고, 장학 재단을 통해 해외 유학생을 선발하며 인재 양성에도 힘써 왔다며 고인을 기렸다.

허 회장은 고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썼던 일도 언급했다.

그는 이 회장이 "더 나은 미래 국가 건설을 위해 애쓰며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던 애국 경영인"이었다고 추억했다.

허 회장은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 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고인의 말을 기억한다"며 "위기 경영의 선구자였던 고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슬퍼했다.

허 회장은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겠다"며 "2등 정신을 버리라는 고인의 큰 뜻을 저희 후배들이 소중히 이어받아 1등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추도사를 맺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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