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건희 별세] 與, 이건희 '공과' 동시평가…수위조절 눈길
뉴스종합| 2020-10-25 15:38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사진은 2008년 삼성그룹 경영쇄신안 발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공과(功過)를 동시에 평가하며 수위 조절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성장을 견인한 기업가로서의 공로는 인정하되, 무노조경영 및 정경유착 등의 어두운 면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회장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라고 평했다. 이어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라면서도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고 지적했다. 허 대변인은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은 우리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논평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두 시간이 지나서야 공개됐다. 국민의힘, 정의당 등보다 1시간 이상 늦은 것으로, 정제된 표현을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이 회장의 공과 과를 모두 언급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고인의 혁신적 리더십과 불굴의 도전 정신은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본받아야 마땅하다"며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다"면서도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다"고 평했다.

민주당에서 대표적인 '삼성 비판자'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은 "이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삼성과 우리 경제의 새 질서가 시작되길 바란다"며 "반칙과 특혜, 불법으로 얼룩진 권위주의적 기업문화와 결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이 회장의 사망으로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한다"며 "국민은 기업가들이 세금 낼 것 다 내면서 기업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회장이) 1987년 취임 후 자주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 오셔서 사원들을 격려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적었다.

양 의원은 "반도체 사업은 '양심산업'이라며 '국가의 명운이 여러분 손에 달렸다'고 사원 한 명 한 명에게 소명의식을 심어주셨다"며 "학업을 병행하고자 한 사원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사내대학을 만들어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그 뜻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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