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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일류를 향한 ‘이건희의 혁신과 도전’, 오래 기억돼야
뉴스종합|2020-10-26 11:37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타계했다. 이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자, 한국경제를 이끈 재계의 거목이다. 경제뿐 아니다. 한국사회에 혁신과 도전의 아이콘을 새겨 넣은 시대를 이끈 거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은 물론, 재계와 해외에서도 혁신을 바탕으로 삼성을 초일류로, 한국을 선진국으로 성장시킨 이 회장의 타계를 애도하고 있다.

우리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운 빌 게이츠를 IT산업 혁신을 이끈 거인으로 존경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 회장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박하다. 모국에서의 인색한 평가와 달리 해외에서는 이 회장을 혁신가나 거인이라고 칭하면서 이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나온 외신들의 반응을 보면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회장은 삼성을 스마트폰, TV, 컴퓨터칩 거인으로 키웠다”며 ‘큰 사상가(big thinker)’라고까지 평가했다. AP통신은 이 회장에 대해 “소규모 TV 제조사를 글로벌 가전제품 거인으로 변화시켰다”고 인정했다. 대부분 외신은 이 회장의 혁신을 주목하고 혁신을 통해 삼성이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약진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1987년 경영권을 물려받아 2014년 병석에 눕기까지 27년간 그룹을 이끌며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삼성을 키워냈다. 이 시기는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한국경제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몇 단계 업그레드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 바탕에는 이 회장이 있었다.

그가 삼성을 이끌었던 27년간의 성과를 살펴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성장이었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삼성의 시가총액은 9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 회장이 물러난 2014년에는 319조원으로 348배나 급증했다. 매출도 10조원에서 339조원으로 34배나 늘었다. 10만명이던 임직원은 국내외 합쳐 42만명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초일류기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발언은 의례적인 취임사 정도로 여겨졌지만 그는 실제로 꿈을 이뤄냈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이란 점은 최근 발표된 브랜드가치를 보면 제대로 알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회사인 인터브랜드는 지난 20일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삼성전자를 5위에 꼽았다. 삼성전자에 앞서 있는 기업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전 세계인이 모두 익히 아는 미국 브랜드들 뿐이었다. ‘톱5’ 안에 미국외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무려 623억달러(약 71조원)로 평가했다.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최근 ‘2020년 세계 최고의 고용주(World’s Best Employers 2020)’ 1위로 삼성전자를 선정하기도 했다. 2위는 아마존, 3위는 IBM,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였다. 실제로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볼 수 있고, 어느 가정이나 삼성전자 TV나 냉장고를 쉽게 찾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삼성의 성장은 곧 한국의 성장이기도 했다. 삼성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변방에서 흑백TV만 만들던 작은 기업에서 이제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성장동력인 혁신사상은 이 회장을 빼놓게 얘기할 수 없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잘 알려진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란 충격적인 발언은 아직도 도전과 혁신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경구이기도 하다. 사실상 이 발언은 삼성뿐 아니라 한국을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한 마디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서 수천명의 직원을 모아놓고 제품을 불태운 ‘휴대전화 화형식’이라는 일대사건도 그의 완벽한 품질주의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는 산업분야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스포츠 분야는 특히 더 그렇다. 그는 오랜기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으로 활동했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IOC가 스위스 로잔 본부에 조기를 게양하고 “이 회장이 스포츠와 문화의 유대를 발전하는 방식으로 올림픽 운동에 크게 공헌하고 올림픽의 성공을 이끌었다”며 애도 성명을 낸 것도 그런 이유다.

이 회장은 기업과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앞날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한 경세가이기도 했다. 1995년 그는 “우리나라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일갈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 시점에도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돌아봐도 틀린 게 하나도 없는 말이다. 기업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동안 우리 정치나 행정은 오히려 더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갈수록 기업들을 옥죄기만 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아쉽게도 이 회장의 혜안이 맞았다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우리 경제와 기업이 초일류로 확고한 성장을 다지기 위해서는 정치나 행정에도 기업 못지않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이 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빠진 가운데 유명을 달리했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을 앞세웠던 ‘이건희 정신’이 오래 기억돼 위기 빠진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작동해야 할 것이다. 시대를 이끌었던 기업가이자 혁신가인 이 회장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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