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미국 상인들 “약탈 두려워 가림막 설치”…대선 후 소요사태 대비
뉴스종합| 2020-10-31 15:04
지난 30일 미국 뉴욕의 상점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AFP]

[헤럴드경제] 11월 3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명품 거리에 전면 봉쇄령이 내려지고, 수도 워싱턴DC 등 주요 도시 상점가 곳곳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올해 대선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분열적인 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대선 결과에 따라 폭력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뉴욕, 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보스턴, 세인트루이스 등 주요 도시들이 약탈 등 폭력 사태를 우려해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LA 카운티 베벌리힐스 경찰은 도시의 아이콘인 명품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를 대선일인 11월 3일부터 이튿날까지 전면 봉쇄하기로 했다.

베벌리 힐스 경찰은 로데오 거리의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31일 핼러윈 데이 이후부터 선거 주간까지 비상 경계령을 발동했다. LA 경찰은 선거 기간 소요 사태에 대비해 치안 인력 강화에 나섰고, 뉴욕 경찰은 맨해튼 상점가에 소요 사태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 3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맞은편에 위치한 호텔의 직원들이 소요 사태를 우려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로이터]

시카고 경찰은 11월 한 달 동안 집회·시위 담당 경찰관들의 휴가를 전면 취소했다. 워싱턴DC와 뉴욕, LA, 시카고 등 주요 도시 상점가에는 약탈을 막기 위한 진열대 가림막이 일제히 들어섰다.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의 고층 빌딩과 대형 백화점 앞에도 방문객 출입을 통제하는 임시 바리케이드와 가림막이 설치됐다.

일부 상점 주인들은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해 전국적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졌을 때 일부에서 약탈 사태가 발생했던 것을 떠올렸다.

워싱턴DC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알렉스 프러벤제노는 "5월 시위 때도 거리 전체에서 약탈 행위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가림막을 다시 꺼내 미용실 창문과 현관을 덮었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지만, 지금 미국에는 불확실성이 많아 무척 두렵다"고 말했다.

워싱턴DC 비영리 상가연합 단체인 '다운타운DC BID'는 "시위가 발생할 경우 투척용 물건으로 사용될 수 있는 옥외 집기와 간판, 자전거 보관대, 신문 가판대, 쓰레기통, 벽돌 등의 건축 자재를 제거해달라"고 상점 주인들에게 당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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