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G20 정상회의 중 대선 불복 트윗…끝난 뒤엔 골프장으로
뉴스종합| 2020-11-22 06: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주요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 정상이 발언하는 시간 동안 2020년 미국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에 관련한 트윗을 올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화상으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9분가량 개회사를 하는 동안 책상 위의 무언가를 응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사우디는 이번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이 개회사는 회의에 참석한 다른 국가 정상의 모습과 함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사우디 국왕의 개회사가 끝나가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전날 백악관에서 회동한 미시간주 공화당 주의원들의 성명을 게시하며 “우리는 대규모의 전례 없는 (투표) 사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날 면담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동조세력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회동 후 “현재로서 선거 결과를 뒤집을만한 정보는 없다”는 성명을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투표 사기를 주장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진단을 받은 아들의 상태에 관한 트윗을 올렸는데, G20 정상들이 비공개로 논의를 이어가던 시점이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회의에선 트럼프 대통령도 발언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화하고 테러리즘과 싸우는 등 자신의 감시하에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경제의 낮은 실업률과 수요 급증을 자찬하면서 미국이 전염병 대유행과 싸우는 데 있어 효율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나라 정상과 달리 백신을 다른 나라, 특히 빈곤국과 공유할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 유럽 동맹과 갈등을 빚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전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염병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에게 “여러분과 협력한 것은 큰 영광이었고 오랫동안 다시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1일(현지시간) 열린 주요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의 모습. 우측 맨 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G20 회의 후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으로 향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지도자들이 전염병부터 기후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미국 선거의 다툼에 관한 다른 곳에 가 있었다”며 “이런 회의체에 대한 무관심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일정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오전 열리는 이틀째 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화상 정상회에도 참여했다. 이 회의체 참석은 2017년 이후 3년만으로, 막판에 참석 결정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국정과 외교도 챙기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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