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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용의 화식열전] 5개월 전 이미 예상한 코스피 3000…이제 더 가까워졌다
뉴스종합| 2020-11-24 11:03

지난 6월 5일 ‘코스피 3000, 이번엔 갈 수 있을까’를 주제로 다뤘다. 당시 코스피는 1400에서 수직반등해 올 시초가인 2200을 회복하기 직전이었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우려가 적지 않았던 때라 반응은 공감 보다 비판이 많았다. 사실 3000을 예상했다기 보다는 3000정도까지 갈 수 있는, 달리 말해 우리 증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변화 가능성을 주장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지수 자체를 예측하는 행위는 일종의 도박에 가깝다.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는 일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그 보다는 지금의 시장이 어떤 상태인지를 잘 살펴 가장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 더 많이 오를 장에서 덜 오른 상태에서 파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2600 고지에 선 지금, 과연 3000까지 가는 장으로 대응할 지 아니면 2800 아래에서 미끄러질 상황에 대응할 지에 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우선 어째든 돈을 계속 풀린다. 우리 정부도 비슷한 정책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 재정이란 점은 중요한 변화다. 금융시스템 보다는 실물경제에 대한 공급효과가 클 수 있다. 감세를 통한 간접공급보다 이른바 뉴딜을 통한 직접 공급은 수혜 업종이 뚜렷하다. 미래업종인데, 특히 정부 주도일 때는 인프라와의 관련성이 클 수 있다.

뉴딜 테마는 이른바 ESG투자에도 새로운 기회다. 달리 말하면 착하고 투명한 기업들이다. 착하다고 돈이 되는 것은 아닌데, 최근 JP모건 조사를 보면 ESG 점수가 높은 기업들이 미래 신기술을 갖거나, 남다른 효율을 발휘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투자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는 뉴딜 수혜업종이다. 자동차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경쟁에서 승리할 지가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는 세계무역이 좀 더 활기를 띌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동량이 늘면 조선・운수업에 호재다. 우리 증시 비중이 큰 반도체와 전자, 자동차, 조선 등의 주가가 유망하다면 코스피 3000은 신기루가 아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증시의 최고점은 금융위기 이전의 최소 50%, 많게는 100% 이상 높다. 코스피의 2007년 고점은 2085다. 수준이 50%만 올라도 3000이 넘는다.

시중에 달러가 넘치면 이론적으로 신흥국 통화는 상대적 강세다. 다만 펀더멘털이 튼튼할 때다. 이는 외국인 자금을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인이 채권과 주식을 산다면 그 나라 경제는 괜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원화가 가파른 강세 국면을 보일 때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고, 코스피도 크게 상승했다. 코스피 최고점은 늘 외국인이 만들어왔다. 이들이 방향을 틀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위험요인도 있다. 최근 이른바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구하는 글로벌펀드들이 주식가격 상승으로 높아진 위험자산 비중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JP모건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보통 이런 경우 많이 오른 주식을 팔게 된다. 연초대비 상승률은 코스피가 19%, 나스닥이 32%다. 최근 블랙록 등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아시아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중국도 잘 봐야 한다. 최근 빅테크 규제강화, 회사채 부실 조짐이 어떻게 전개될 지다. 성장통에 그칠 지, 구조적 문제에 발목이 잡힐 지가 중요하다.

과거 거의 모든 위기에서 살아남은 것은 강자, 부자들이다. 이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부자들은 미래에 투자해 돈을 버는데, 특히 글로벌 패러다임이 바뀔 때 큰 수익이 났다.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지만, 낙관론자는 수익을 챙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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