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나흘 만에 다시 500명대…거센 확산세로 거리두기 3단계 ‘눈앞’
뉴스종합| 2020-12-02 11:35

강원 강릉에서 일가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1일 저녁 강릉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떨어진지 나흘 만에 다시 500명대로 진입했다. 특히나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앞두고 학교와 학원가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단기간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도 지금의 방역속도가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확진자가 더 많아질 경우 추가적인 방역 단계 강화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1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발생이 493명, 해외 유입이 18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6∼28일(581명→555명→503명)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다가 최근 사흘간(450명→438명→451명)은 400명대 중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나흘 만에 다시 5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기존 집단발병 사례에 더해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새로운 감염이 잇따르면서 확진자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새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날 0시까지 8명이 확진됐고, 대치동의 한 보습학원에서는 14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부산 사상구의 한 교회와 관련해서도 교인 30명이 잇따라 확진됐고, 전북 군산시 주점모임 사례에선 지난달 26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지금까지 2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광주 직장·동호회 모임과 관련해선 누적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었고, 인천 남동구 주간보호센터 사례에서는 지난달 2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사흘간 총 20명이 확진됐다.

지난 1일 강릉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 집단감염 사례 중에서는 서울 강서구의 댄스·에어로빅학원-요양병원과 관련해 총 21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충북 제천시 김장모임과 관련해서도 총 68명이 감염됐다. 이 밖에 충북 청주시 당구장 선후배모임(누적 37명), 경북 경산시 영남대 음대(37명), 경남 진주시 단체연수(75명), 강원 철원군 장애인요양원(63명)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런 확산세가 이어지자 대한의사협회는 어제 대정부 권고문을 내고 이달 초중순까지 확진자 급증세가 우려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시적으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1.5단계나 2.5단계 식의 세분화에 이어 '2단계+α'와 같은 핀셋 방역이 적용돼 국민들이 매우 혼란스럽다”며 “국민의 입장에서는 어디까지 활동이 가능한 건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도권에는 거리두기 2단계에 더해 사우나·한증막·줌바·에어로빅 등에 대한 추가 방역 조치를 도입한 이른바 '2+α'가, 비수도권에는 1.5단계가 각각 적용 중이다.

방역당국은 지금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서는 사람 간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능이 다가온 만큼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2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정 기간 추가전파가 일어나지 않도록 '잠시 멈춤'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전국 49만 수능 시험생이 코로나19로 인해 응시 기회를 잃지 않고 안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하루 앞둔 2일 세종시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당부에도 일각에서는 현재의 방역 조치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1~2차 유행과 달리 최근의 감염 양상은 각종 소규모 모임과 학교, 학원, 주점, PC방 등 다양한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데다 바이러스 생존에 더욱 유리한 겨울철로 접어들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의 경각심도 낮아진 상태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보다 강력한 거리두기 단계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했고 지자체별로도 추가적인 방역 강화 조치에 나서서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시행하도록 미리 방역 강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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