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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용의 화식열전] 원자재가 대호황이면, 韓증시도 더 오른다
뉴스종합| 2020-12-15 11:01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원자재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은 공장 가동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재유행이 한창이라는데 물건을 필요로 하는 정말 많은 것일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생산차질이 발생하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의 재고는 적정 수준을 밑돌았다. 하지만 비대면 수요과 언택트 수요 등이 꽤 견조했다. 코로나 백신 기대 등으로 경기회복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재고 재축적에 나선 곳들도 늘고 많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된 ‘세계의 공장’ 중국이 대표적이다. 최근 무역 물동량이 늘며 해운수요가 급증한 것도 활발한 생산활동의 증거로 볼 수 있다.

증시는 가장 먼저 금리와 환율에 반응하고, 이어 원자재 가격으로 나타나며 끝으로 실적에 반영된다. 제조업은 가동률이 오르면 고정비 부담이 줄어 이익이 급증한다.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의 큰 변화가 없고 원자재 수요가 견조하다면 기업 실적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을 기대할 만 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장흐름을 살펴봐도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재정정책이 시행되고, 이후 원자재 가격 회복과 함께 실적개선 전망이 늘었다.

지난 5년간 코스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미국 다우존스, 유럽 유로스톡 등의 주가지수와 동, 대두,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금 가격 추이를 보자.

제조업 비중이 높은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의 흐름은 꽤 비슷한데, 산업용 원자재인 동과 니켈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과 관련이 깊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 비중이 큰 유로스톡도 한중 증시와 꽤 비슷한데, 비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우존스는 원자재 시장과 꽤 다른 흐름이다.

경기와 가장 민감한 국제유가가 증시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각 원자재 시장이 갖는 개별성을 반드시 이해해야하는 이유다.

WTI는 미국, 브랜트는 유럽, 두바이는 아시아 경기와 연동된다. 유가는 경기 외에도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공급부문에서는 산유국들의 생산량과 지정학적 변수가 대표적이다. 수요부문에서는 에너지정책과 재고 등을 고려해야 한다. 원자재 시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금융부분의 영향이 큰 점도 변수다.

원자재는 연관 산업 업황과 관련이 깊다. 친환경자동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백금이나 니켈 등의 가격이 최근 급등하는 이유다. 하지만 역시 수요 뿐 아니라 공급 부문도 살펴야 한다. 광산에 파업이나 안전・환경 관련 문제가 발행했거나 분쟁 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급 부문 변수는 곡물에 특히 중요하다. 기후변화 영향이 가장 크고, 재배면적의 변화도 상당하다. 배추 값이 오르면 다른 작물 대신 배추 재배를 늘려 이후 가격이 폭락하는 사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금은 재사용율이 높아 산업용 수요가 적다. 오히려 금융 원자재 성격이 짙다.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질 때 값이 오른다. 지난해부터 올 중반까지 가격 급등은 중앙은행 보유확대와 위험회피를 위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요가 몰린 때문이다. 짧은 기간 많이 올라 상승 탄력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예지력이 없는 한 시장에서는 섣부른 예상보다는 충실한 대응이 더 낫다. 다만 좀더 신속한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보들을 해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실 반도체도 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이어서 사실상 원자재에 가깝다. 우리 경제는 코스피가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크게 누릴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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