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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장 유기견 130마리 산 채로 죽여” 내부자 폭로…경찰에 고발장
뉴스종합| 2021-01-13 16:44
유기견 고통사(死) 의혹이 제기된 전남 순천의 모 동물병원 유기견. [호남권동물연대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의 한 동물병원에서 구조된 유기견 132마리를 살아있는 채로 주사약물을 투여해 안락사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동물사랑협회 등 호남권 동물연대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순천의 모 동물병원이 마취 등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따르지 않고 안락사를 시켰다”며 “안락사를 시행하려면 노령, 장애, 중대한 질병, 사나움 등에 포함돼야 하지만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등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현행법상 유기동물은 열흘 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 마취제를 투여해 고통없이 안락사 처리하지만, 해당 동물병원은 이 과정없이 살아있는 동물에 고통사를 시켰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호남권동물연대는 이어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에는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간 등록(접수)된 직영보호소의 안락사 숫자는 132두였다”며 “더구나 동물병원 원장(수의사)은 반려동물에 사용된 주사기는 물론, 일회용 수술용 칼, 봉합실, 수액 줄과 나비바늘도 재사용하고 일부약품은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투여한 동영상도 증거로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로는 이 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던 한 직원이 퇴사 후 양심선언한 것으로,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이 소식에 충격에 받았다는 증언이 나온다.

이 동물단체는 또한 해당 동물병원이 수년간의 불법행위에도 적발되지 않은데는, 시청의 병원 점검일을 미리 알고 문제가 되는 약품을 숨기거나 서류를 꾸며놓는 등 시청 내부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취재결과 순천시는 시내 6곳의 동물병원과 유기견 처리 위탁계약을 맺고 지난 한해 854건의 유기견 전염병과 외과 진료비가 지급된 가운데 해당병원에서만 340건(비율 40%)이 청구돼 특정 동물병원에 진료비 보조 쏠림 현상도 규명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함께 이 동물병원이 시청에서 지원한 광견병 등의 백신을 일반 반려동물에게 접종시키며, 백신 접종비는 따로 받아 부당 이득을 취해 횡령과 조세포탈 사례도 곁들여 들춰내 고발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동물단체에서 이병원의 안락사 건수가 132건이라고 보도자료에 적시했지만, 우리에게 접수된 안락사 건수는 99건이며, 유기견은 마취제를 놓고 나서 고통없이 안락시시키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절차상 맞다”면서 “다만, 동물병원과 내부조력한 것이 아니고, 원장이 부재중일 수 있기때문에 사전에 일정을 알리고 현장점검을 나갔던 것이며 아무튼 사실관계를 조사해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해당 동물병원은 13일 여러차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다만, 이 병원은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퇴사한 직원이 제기한 사실무근의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동물연대는 앞서 12일 해당 동물병원 원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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