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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매력’ K헤리티지 스타들…새 판을 키운다 [K헤리티지]
라이프| 2021-01-19 11:15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 중 K헤리티지의 핵심기관 국립무형유산원이 있는 전주를 촬영할 때 선보였던 색동의상.
모계 국악인 3대의 손녀, 나영주·나하은 자매도 상당한 팬들을 확보했다.
방탄소년단 슈가의 대취타 뮤비 타이틀
트로트 정상에 선 이후에도 옛 스승과 공연하는 등 국악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송가인.
국악계의 아이돌 김준수
국악에 대한 국민의 잠자던 감각을 일깨워준 송소희

‘한류’는 이제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에 국한되지 않고, K의료, K정보기술, K조선(造船), K디펜스(국방기술), K방역, K시티즌십&라이프스타일, K거버넌스 등 경제-산업-생활-공공서비스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들 K시리즈가 현재적인 것이라면, ‘K헤리티지’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온고지신 매력을 아우른다. 문명국 한국을 깊이 각인시키는 고리라는 점에서 국가브랜드 상승 효과가 크다.

반향과 확산은 스타와 아이돌이 만들고, 민관 전통문화 파워맨들이 지원하면서 커진다.

‘범 내려온다’, ‘용왕님께 울며 여짜오되’ 등 이날치 퓨전국악에 맞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독특한 춤은 대한민국 과거-현대 무형유산의 통시적 매력 위에 기발한 창의력을 더한 퍼포먼스이다. 원래영상과 커버영상을 합하면 35억뷰를 넘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다음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대한민국 음악그룹으로 기록될 것이다. 패러디는 각급학교, 기업, 기관, 외국관광지 등으로 아직도 퍼지는 상황이다.

작금의 대박을 몰고 온 ‘무형유산 혁명’은 20년전 무렵부터 일었고, 그 중간 시점에 정통국악 후계자 박애리와 현대적 감각의 팝핀댄스 리더 현준이 결혼했다.

숙명가야금, 전통악기 클래식연주, 사물놀이와 밴드의 콜라보, 송소희의 인기몰이 등이 침체된 무형유산계를 깨우더니, 무형유산 보유자의 수제자로 알려진 김준수는 ‘국악 아이돌’로 떠올랐고, 고영열은 국내 최고 청년 성악가들과 겨룬 ‘팬텀싱어’에서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유태평양은 K팝-뮤지컬 정상권 가수만 참가하는 ‘불후의 명곡’ 무대에서 우승하며 일약 스타반열에 올랐다. 민요 락(Rock) 밴드 ‘추다혜차지스’, ‘국악계의 김연아’ 김나니가 한축을 맡고 있는 ‘프로젝트 락’ 등 국악 그룹사운드의 활동도 열기를 더해간다.

국악, 아악 등이 정비됐던 15세기의 신명나는 온국민 한마당은 아마 21세기로 치면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아이유, 백현, 아이즈원, NCT, 오마이걸 공연장 같았을 것이다. 무형유산은 100년 가량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남아있었는데 지난해말 정부기관인 무형유산원이 한해결산 이벤트를 ‘쇼쇼쇼’라 이름 붙이면서, 민관 모두 혁신을 바라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악인 송가인이 트로트 가수의 최고에 오른뒤 친정인 정통 국악계와 이웃사촌인 K팝계를 크로스오버 섭렵하는 모습도 최근 큰 갈채를 받고 있다. 진도에선 무수한 청년 국악인들이 글로벌 스타를 꿈꾸며 실력을 연마하는 가운데, 명창인 할머지 김정애-국악 강사 어머니 김도연을 이어, 정통과 퓨전을 오가는 10대 국악인 나영주·나하은 자매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동-서-고-금 ‘입체 크로스오버’ 음악을 구사하는 ‘두 번째달’은 콜라보의 허브 역할을 한다. 최근 2021년 국립국악원 신년 한마당 잔치를 빛낼 랜선 녹화를 마쳤다.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김준수와 함께 한 이 무대는 오는 22일 랜선 송출된다.

앞으로 ‘K헤리티지 스타’들의 피처링 협업, 장르 간 콜라보, K팝과의 교류, 클래식과의 협연 등도 기대된다. 전통음악 디제잉, 킹스턴루디스카(자메이카 음악 등을 하는 한국그룹) 같은 외국 전통문화와의 접목 등 새로운 시도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BTS 슈가가 지구촌에 인지도를 심은 대취타(전통군악), 강한 신명을 유발하는 시나위(살풀이 등 향악), 달콤살벌-낭만자객 아름다운 무녀의 칼춤, 검무 등도 인기있는 종목으로 점쳐진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1991년의 마이클잭슨을 연상케 했다면, 앰비규어스가 2020 송년무형유산 쇼쇼쇼에서 보여준 ‘피버’는 1977년 존트라볼타를 떠올리게 했다. ‘바람난’ 무형유산이 아니다. 15세기 K팝이 국악이었듯이, 21세기 무형유산 청년들이 ‘나라의 음악’, 즉 국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K헤리티지의 세계화를 위해 전통문화 계승자그룹과 공공부문이 끊임없이 거름 주고 닦고 기름치는 지원으로 대로를 뚫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BTS의 ‘대취타’처럼 우연이든 필연이든 한번 지구촌에 뜰 기회를 잡은 종목에 대해서는, 점잖게 앉아서 흐뭇하게 보고만 있지말고, 전통문화 민관 파워맨과 젊은 무형유산인들은 즉각 해당 종목의 진면목을 보여줄만한 콘텐츠들을 더 내놓고, 멍석을 더 까는 순발력이 필요하겠다. 함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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