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별기고] 연말정산, 어떤 인증서를 쓰면 좋을까
뉴스종합| 2021-01-19 11:25

지난 15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시작됐다. ‘13월의 월급, 13월의 보너스’라는 키워드를 통해 알 수 있듯 연말정산은 국민의 소중한 재산 증감과 결부되는 중요한 연례행사의 하나다. 특히 올해는 2020년 12월 10일 개정 전자서명법 시행 이후 처음 치러지는 연말정산으로, 공인인증서 외에 다양한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여느 해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홈택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연말정산 이용고객은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5개 인증 서비스, 금융권 주도로 개발한 금융인증서를 활용해 로그인, 전자서명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통신사,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가 경쟁하는 인증시장 변화는 사용자의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20년 넘게 공인인증서에 익숙한 상황에 어떤 서비스를 선택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해 여전히 고민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본고를 통해 인증 서비스 선택권을 고객에게 부여한다는 개정 전자서명법의 취지를 살려 국민의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기준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보안성·편의성·안정성’ 삼박자를 갖춘 인증 서비스를 고객이 직접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말정산을 위해 홈택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우리는 1년간의 소득 내용,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를 열람하게 된다. 민감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면 프라이버시는 물론 개인 재산이 침해될 가능성이 상존하게 되므로, 홈택스에 접근하는 관문인 인증의 보안성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동시에 연말정산 이용을 위해 PC, 모바일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도 편리하고 빠르게 인증을 완료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납세자 유형에 따라 상이할 수 있겠으나 여전히 PC 홈페이지를 활용한 연말정산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PC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1월 중 집중적인 이용량 증가가 예상되는 홈택스의 원활한 로그인과 서비스 이용을 위해 장애 없이 안정적인 인증시스템 운용 또한 필수적이다.

삼박자를 두루 갖춘 인증 서비스 사례의 하나인 금융인증 서비스는 공인인증 서비스의 전문성·안정성에 편의성을 더한 인증 모델로, 금융결제원을 통해 발급한다. 또한 금융결제원의 클라우드 저장소에 발급한 인증서를 PC, 스마트폰, 태블릿에서 이동·복사 없이 언제 어디서나 6자리 비밀번호로 이용할 수 있고 앱·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스마트폰 인증번호 입력 또는 QR 촬영 등 부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올해 연말정산에 이용해볼 만한 서비스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다양한 인증 서비스가 경쟁하는 인증시장의 재편은 국민의 인증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바람직한 변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새로운 인증 환경에 국민이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정부와 인증사업자의 책임이자 의무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결국 선택의 주체는 국민이다.

본고의 인사이트가 미약하나마 의미 있는 가이드가 돼 올해 연말정산이 번거롭고 불편한 절차라기보다 가계에 도움이 되는 간편한 혜택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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