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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 오는데 2시간 걸렸어요ㅠㅠ”…‘배달 기사’ 평가 본격 시동? [IT선빵!]
뉴스종합| 2021-01-20 20:01
배달의민족 리뷰쓰기란에 생성된 배달 평가 부분.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1시간 20분 걸린다더니 2시간 걸려서 음식이 왔어요”

지난 주말 저녁 6시 경에 ‘양꼬치’를 주문한 A씨(27세). 예상 배달 시간은 80분이었지만 음식이 도착한 시간은 8시가 다 돼서였다. 알고 보니 배달 기사가 A씨의 주문이 아닌 다른 음식을 픽업, 다시 음식점에 들르면서 배달이 지연됐다. A씨는 “배달에 차질이 생겼다고 미리 알려줘야 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코로나19로 배달이 폭주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주문이 몰려 조리 시간이 길어지거나, 배달 기사가 한 번에 여러 주문을 소화하는 통에 배달이 늦어지기 일쑤다. 배달 서비스 개선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배달 앱들이 음식이 아닌 ‘배달’ 서비스 자체에 대한 별도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앱(애플리케이션)에 주문자가 직접 배달 서비스를 평가하는 항목을 신설했다. ‘리뷰 쓰기’란에 메뉴 평가 외에 배달 평가란이 생겼다. ▷시간 내 도착 ▷친절도 ▷요청사항 이행 등 3가지 항목에 대해 만족 시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구조다.

요기요는 맛, 양, 배달 3가지 항목을 별점 1~5개로 평가한다(왼쪽). 쿠팡이츠는 음식 평가 외에 배달 평가 항목을 운영 중이다. 싫어요를 누를 경우 불만 이유에 대한 항목이 추가로 등장한다(오른쪽).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은 이미 배달 평가를 실시 중이다. ‘요기요’는 주문 건에 대한 평가를 ▷맛 ▷양 ▷배달 항목으로 나눈다. 항목당 1~5개 별점을 부여할 수 있다. ‘쿠팡이츠’는 이보다 더 세분화돼있다. 음식과 배달을 좋아요와 싫어요로 각각 평가한 뒤, 부정 평가 이유를 고르는 방식이다. ▷늦게 도착 ▷흘림·훼손 ▷음식 온도 ▷요청 사항 ▷불친절 등 8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기타 의견란을 통해 서술형 평가도 가능하다.

배달 기사들은 술렁이고 있다. 단순히 주문 건에 대한 배달 평가를 넘어 ‘배달 기사’ 평가로 가는 과도기라는 추측이 나온다. 주문자가 배달 기사 개인의 서비스를 세세하게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문 배차 등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업계는 이와 같은 우려에 선을 그었다. 배달 플랫폼 특성 상 배달 기사 개인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자리잡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앱을 통해 들어온 주문은 ▷배달 앱과 직접 위·수탁 계약을 맺은 라이더 ▷배달 대행업체 소속 기사 ▷음식점주 등 다양한 주체가 수행한다. 배달 기사의 근로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기준으로 배달 서비스를 평가,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평가는 배달 기사가 아니라 ‘주문 건’에 대한 배달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음식과 배달에 대한 모든 평가가 음식점에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으로서 ‘배달’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에 가깝다”며 “현재 운영되는 배달 평가는 기사에게 이익·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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