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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고 때마다 ‘환골탈태’
뉴스종합| 2021-02-24 10:53
군이 동해 ‘오리발 귀순’ 뒤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대책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과거 사건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내놓은 대책의 판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 군에 대한 질책을 가슴 깊이 새겨 환골탈태하는 군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2019.7.3)

#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대책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2021.2.23.)

북한 남성의 강원 고성 ‘오리발 귀순’에 대한 군 당국의 후속조치를 둘러싸고 그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한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의 현장조사 결과 이 남성은 군 경계·감시장비에 10차례나 포착됐지만 8번이나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22사단 상황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시설물 관리가 부실했고 상황조치 매뉴얼도 지키지 못하는 등 작전수행이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며 제대 지휘관을 포함한 경계작전 수행요원 작전기강 확립과 과학화경계체계 운용 개념 보완, 철책 하단 배수로·수문 전수조사 및 보완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19년 7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귀순 때 경계실패에 대해 사과하면서 환골탈태하는 군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한 것과 꼭 닮은 모습이다. 군의 환골탈태 타령은 작년 제주 해군기지 무단 침입과 강화도 탈북민 월북, 2015년 대기 귀순, 2012년 노크 귀순 때도 반복됐다. 군 내부에서조차 뼈가 남아나지 않겠다는 자조가 나오는 지경이다.

특히 배수로 관리 부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애초 군은 작년 7월 탈북민이 인천 강화도 배수로를 통해 재입북한 사건이 발생한 뒤 해안·강안 철책 배수로를 전수조사하고 보강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6개월만에 배수로 경계에 구멍이 다시 뚫리고 말았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4일 “군 장병들의 근무기강이 흐트러졌고 지휘체계는 무너진 상태”라며 “군 최상층부가 국민과 군대를 보지 않고 청와대만 바라보고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 매번 반복되는 후속대책이 효과를 낼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그러면서 “과학화경계체계는 기계인데 결국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며 “인구절벽으로 병역자원이 주니깐 병력을 줄이고 군 복무기간까지 줄여버리는 바람에 군 장병들의 질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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