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날 풀렸는데…‘고공행진’ 과일값에 ‘한숨’ [언박싱]
뉴스종합| 2021-04-07 10:21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서울 연희동에 사는 주부 A씨(40)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과일 코너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과를 사려고 가격을 봤는데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A씨는 날이 풀려도 아직 구매 결정을 쉽게 할 수 있을 만큼 과일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의아했다. 10개 들이 사과 꾸러미를 몇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던 A씨는 토마토를 세일한다는 직원의 목소리를 듣고는 발길을 옮겼다.

한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면서 봄 기운이 완연해졌지만, 과일 가격은 추운 동절기만큼이나 높아 주부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과일 작황이 나쁜 탓에 출하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과수 전염병이 돌면서 재배면적 마저 줄어 당분간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사과 71%·배 47% ↑…“과일 사기 힘들다”
고객들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다. [홈프러스 제공]

7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6일 현재 사과(후지/상품) 10개 들이 소매가는 3만464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290원)보다 70.7%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1만9467원)보다는 77.9%나 비싸다.

배 역시 가격이 많이 올랐다. 배(신고/상품) 10개 들이 소매가는 4만701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2068원)보다 46.6%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평년 가격(3만2726원)보다도 43.7% 비싸다. 참외(상품 10개 기준)도 2만8136원으로, 전년 동기(2만6765원) 대비 5.1% 올랐고, 감귤(상품 10개, 6922원)은 한 달 전(2829원) 보다도 2.4배 급등했다.

이처럼 과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는 지난해 긴 장마와 늦은 태풍 등으로 과일 작황이 나빴던 점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나오는 사과나 배 등 대표 과일의 출하량 자체가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과수 전염병으로 재배면적 줄어…당분간 과일가격 ‘고공행진’
이마트 성수점에서 고객이 참외를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문제는 이같은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날씨에 큰 영향을 받았던 과일 농사가 올해는 과수화상병이라는 복병을 만나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과수화상병은 식물의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타서 화상을 입은 것과 같이 검게 마르는 전염병으로,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할 때 전파 속도가 빠르다. 이 병은 현재까지 명확한 치료 방법이 없어 한 그루라도 이 병에 걸리면 과수원 전체를 폐원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농촌연구원이 지난 6일 발행한 ‘과일 농업관측정보’에 따르면, 사과와 배의 4월 출하량이 각각 34%와 39% 줄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부터 이미 사과(후지)의 경우 48%, 배는 77% 오른 상황에서 4월 출하량 마저 감소해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이 5월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과와 배 가격이 오르면 대체제인 참외 역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참외는 이 시기에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는데도 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포도를 제외한 올해 주요 과일들의 재배면적이 과수 전염병 및 농가의 노령화 등의 원인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다만 키위나 망고, 아보카도 등 수입 과일은 작황호조로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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