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
정권 재창출 구원투수 나선 송영길…대선 승리땐 ‘차차기 잠룡’ 급부상 [피플앤데이터]
뉴스종합| 2021-05-03 11:42

당내 ‘비주류’로서 ‘친문 후보’를 제치고 더불어민주당 사령탑에 오른 송영길 신임 대표의 우선 과제는 310일 남은 내년 대선이다. 당장 당 쇄신을 통해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민심을 되돌려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구축해야한다. 친문 강성 지지자들 문자폭탄과 이를 둘러싸고 어수선한 당을 재정비하는 작업 역시 필수적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5선의 경력에,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맏형으로 인천시장까지 지낸 송 신임 당대표가 정권 재창출 구원투수 임무를 완수한다면 ‘차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공식 당무를 시작했다. 송 대표는 방명록에 “民惟邦本 本固邦寧(민유방본 본고방녕), 국민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번영한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가 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 묘를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번영합니다. 실사구시 김대중 대통령님 정신 계승해가겠습니다” 라고 기록했다. [연합]

첫 발을 뗀 ‘송영길호’는 부동산 등 민심 이반을 초래한 정책의 정교한 수정을 주도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레임덕 최소화를 위해 당정청 관계를 재정립하고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방역 역량을 높이고 민생 악화를 저지하거나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25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7.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37.3%)과 격차가 10%포인트 가량 벌어졌다. 재보궐 참패 이후 전당대회 과정에서 지지율 반등은커녕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반전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당대회에서 홍영표 후보 득표율(35.01%)과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문 강성의 상징인 초선의 김용민 의원이 1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한 위력를 증명한 친문세력도 아울러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특히 강성 지지층을 설득하면서 안정적인 쇄신을 이끄는 묘안을 짜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일각의 목소리다. 송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조국 사태나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 논란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선명하게 비판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특히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이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유능한 개혁’을 전면에 내걸었다.

향후 대선 경선 관리도 무거운 숙제다. 최고위 선출 직후부터 경선룰 확정과 ‘경선 연기론’ 등 민감한 이슈들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예정대로라면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을 위해 6월부터 경선 일정에 돌입해야 하지만 재보선 참패 이후 민심을 수습하고 본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두 달 정도 시간표를 늦춰야 한다는 이른바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달 29일 경선 연기 가능성에 대해 “당이 정하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전날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원팀이다. 대선까지 대장정에서 승리하자”며 “당의 자랑스러운 대선주자들과 소통하고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당 운영으로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당내 ‘차차기 대권 후보’ 이미지도 굳힐 수 있다는 게 송 대표 측 설명이다.

강문규·유오상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