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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 0.9%요? 권리금이요?…그게 어느 동네 이야긴가요 [부동산360]
부동산| 2021-05-14 15:19
코로나19사태로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명동 일대에는 공실 상가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작년부터 올 3월까지 15개월 동안 명동 바닥에서 정식으로 임차인 계약 성사시킨 게 딱 한 건이에요. 권리금이요? 요즘 누가 권리금 줘가면서 상가내나요.”(명동 A공인 대표)

14일 한국부동산원 2021년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명동의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38.4%에 이른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공실률이 34%포인트 가량 증가한 셈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명동 중심가는 점심시간임에도 식당과 카페를 비롯한 업장이 모두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로변 코너, 1층 상가 등 목이 좋다고 여겨지는 위치의 상가들이 유독 공실상태가 두드러졌다.

A공인 대표는 “원래는 위치가 좋아서 권리금이랑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인데 지금은 아무도 알아보지 않는 자리”라며 “명동은 내수보다는 외국인 전용 상권이고 보다시피 지금 돈 쓰러 오는 사람이 전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1분기 명동의 중대형매장 임대료는 ㎡당 22만5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강남대로(10만3500원)의 두 배가 넘는다. 소규모 매장으로 봐도 명동의 ㎡당 임대료는 17만2800원이다. 마찬가지로 2위 강남대료(9만5900원)을 크게 따돌렸다.

임대료 수준은 높은데 이를 감당할 만한 매출이 나오지 않게 되자 자연스레 상인들이 떠나갔다는 이야기다.

1분기 명동의 중대형상가 투자수익률은 0.2%로 서울 시내 주요 상권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시기 광화문 중대형상가 투자수익률은 1.53%였고, ▷남대문 1.64% ▷시청 1.81% ▷강남대로 1.79% ▷남부터미널 2.08% ▷도산대로 1.85% ▷압구정 1.88% ▷테헤란로 2.1%▷홍대합정 1.79% 등으로 조사됐다.

명동의 B공인 대표는 “투자수익률이 금리보다도 낮으니 상가를 사려는 사람이 없어 매매계약도 끊긴지 오래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임대수익이 없어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명동 건물주들은 버틸 여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차 및 매매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공인중개사들은 개점휴업 상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가뭄에 콩나듯이 거래 건수가 생기니 거래수수료 0.9%를 다 받을 생각은 할 수가 없다”면서 “문제는 이게 올해 백신 접종이 된다고 해서 명동 상권이 되살아 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앞으로 2~3년은 더 있어야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 같다”면서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신문 읽고 음악만 듣고 있는데 솔직히 버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상권 양극화가 심화됐다”면서 “명동과 같은 관광객 위주의 상권과 유흥가 밀집지역인 북창동 등은 타격을 받았고, 오피스 밀집지역인 서소문 등지, 그리고 많은 회사가 몰려있는 강남은 전반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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