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비 원전 조기 투입은 옳은 결정, 안전 확보에 만전을
뉴스종합| 2021-07-20 11:28

정부가 계획예방 정비와 돌발 사고 등으로 정지 중이던 원전 3기를 조기 가동키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비 중인 원전의 조기 투입으로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보고했고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를 확인했다.

이제야 발표됐지만 사실 정부는 원전 조기 가동 방침을 벌써 정했던 듯 보인다. 신월성 1호기(1000MW)는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승인을 얻어 18일부터 전력 공급을 시작했고 21일이면 전출력에 도달한다. 애초 8월에나 재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정비 수리에 속도를 더한 결과다. 터빈 주변 설비 화재로 정지됐던 신고리 4호기(1400MW)도 이미 사건 조사와 수리 정비를 마치고 지난 15일 재가동 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원안위의 승인이 이뤄지면 21일 계통 연결을 하고 수일내에 전출력으로 전력 공급에 기여하게 된다. 예정된 정비를 진행 중인 월성 3호기(700MW)는 일정에 맞춰 원안위 재가동 승인을 진행하는데 이르면 23일부터 전력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로써 7월 말이면 7월 중순에 비해 2150MW의 원전 전력 공급이 추가 확충되고 예비전력 부족의 우려도 다소 해소될 수 있게 된다.

결론부터 보자면 정부의 정비 원전 조기 가동 결정은 옳다. “결국 원전밖에 해결책이 없다”는 주장이 나올 게 뻔한데도 정비 원전의 조기 가동을 추진한 것은 평가받을 일이다. 물론 폐쇄된 원전의 재가동도 아니고 단순히 정비 일정을 단축하는 수준이니 탈원전정책 자체와 연결해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

게다가 현재의 전력 수요 상황은 심각하다. 코로나19의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5월 기준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2390만Wh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아직은 잠잠하지만 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열돔 폭염’으로 이제 주택용과 일반용 전력 판매의 급증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미 정부는 이번주 중 전력 예비력 최저 수준인 4GW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는 8년 만에 처음으로, 전력 수급 경보를 발령해야 할 수준이다. 그나마 전력 수요의 최정점은 8월 중순이다. 한가하게 통상적인 점검 일정만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나마 정부의 신속하고 실리적인 결정이 블랙아웃, 순환정전의 불안 해소에 기여한 것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정비와 수리 속도를 높인다고 안전마저 과속해서는 안 될 일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합리적 안전을 넘어선 심리적 안심이다.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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