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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거래 끊어라”…이스라엘 향한 美 압박 세진다
뉴스종합| 2021-07-24 07:08
[123rf]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이 ‘전통적인 우방’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을 향해 중국 자본의 유입을 막고,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국제 연대에 참여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이스라엘 역시 중국과 그동안 이어오던 경제적 관계를 점진적으로 끊고 있는 모양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국가 경제 핵심 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금지하는 공식 정책이나 지시문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거래를 체결하는데 있어 중국 자본의 유입을 눈에 띄게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에서 부처 장관을 역임했던 한 고위 인사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들어 미국이 이스라엘의 주요 기반시설에 중국이 개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뒤늦게 이 메시지를 전달받았고, 이에 대응해 점진적으로 각종 정책을 바꿔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도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이스라엘 기반 시설에 뿌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바로 지난해 재무부 산하에 설치된 ‘외국인 투자의 국가 안보 영향력 조사를 위한 자문위원회(The advisory Committee to Inspect National Security Aspects of Foreign Investments)’가 그것이다.

[악시오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이스라엘 무기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을 우려한 미국의 압력으로 설치된 조직”이라며 “무역과 자본 투자 등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은 지난해 5월 담수화공장 사업의 최종 입찰자로 선정이 유력했던 CK허치슨워터의 입찰을 무산시켰다. CK허치슨워터는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계 기업이다.

여기에 이스라엘 정부는 텔아비브 북측에 위치한 하이파항의 새 컨테이너 터미널 관리 주체를 중국계 상하이국제항무집단(STPG)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기업으로 교체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그동안 미국은 안보상의 위협을 이유로 중국의 하이파항 운영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물론 기업들에게도 중국과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미국의 압력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 자본 투자와 관련해 10년 이상 일해온 한 이스라엘 기업 임원은 이코노미스트에 “과거 우리는 중국과의 거래에 있어 정부로부터 훨씬 더 적은 지침을 받아왔다”며 “이제 상황이 훨씬 더 명확해졌다. 식품이나 핀테크 등의 분야에선 중국 자본을 도입할 수 있지만, 사이버 보안 관련 분야는 물론 인프라 관련 분야에선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북측에 위치한 하이파항의 모습. [AFP]

실제로 중국의 이스라엘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건수는 지난 2018년 72건에서 지난해 45건으로 크게 줄었다.

텔아비브에 위치한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 안보 연구소(the Institute for National Security Studies)’의 이스라엘·중국 관계 전문가인 도론 엘라는 “전임 네타냐후 정권 하에서는 이스라엘이 중국과 경제적 거래를 하더라도 미국이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미국이 중국을 주요 경쟁국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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