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에 5-3으로 승리

양궁 국가대표 막내인 김제덕(왼쪽)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도쿄올림픽 한국의 첫 금메달은 '영원한 메달박스' 양궁이었다. 한국 양궁대표팀 막내인 김제덕(17·경북일고)-안산(20·광주여대)이 이번에 신설된 혼성단체전에서 파죽지세로 결승에 오른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안산은 24일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만만치않은 상대를 꺾고 올라온 네덜란드를 맞아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결국 5-3으로 역전하며 정상에 올랐다.

특히 17세의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매 세트 슛을 하기에 앞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치며 한국팀과 응원단의 응원을 이끌었고, 도저히 10대 소년이라고 볼 수 없는 두둑한 배짱으로 누나(?) 안산과 환상적인 호흡을 연출했다.

김제덕과 안산은 남녀 대표팀의 막내다. 하지만 23일 열린 개인랭킹라운드에서 각각 남녀 1위에 올랐고, 한국은 이 성적을 바탕으로 혼성단체전 출전선수를 결정했다. 올림픽에서 처음 열리는 종목인데다, 가장 어린 선수들이라 긴장할 법도 했지만 이들의 경기내용을 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한명이 흔들리면 다른 한명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메달을 따낼 때까지 경기장을 장악했다.

한국이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별 다른 위기도 없었다.

16강전 방글라데시(6-0), 8강전 인도(6-2), 준결승 멕시코(5-1)까지 여유있게 제압했다. 네덜란드는 8강에서 프랑스와 슛오프 끝에 승리했고 터키를 눌러 결승에 올랐지만 한국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으로선 금메달을 다툴 경쟁자로 예상했던 미국이 16강에서 탈락한 것도 행운이었다.

이번 올림픽에 걸린 남녀 개인 및 단체와 24일 열린 혼성단체까지 5개의 금메달 석권을 노리는 한국양궁으로서는 순조롭게 첫 단추를 꿴 셈이다. 특히 진종오(사격) 오상욱 구본길 최인정 강영미(펜싱) 장준(태권도) 등 금메달 후보였던 선수들이 모두 탈락하면서 가라앉은 한국 선수단에 다시 힘을 불어넣어주는 메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