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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꿈꾸세요?”…채용 플랫폼으로 ‘잭팟’ 주인공 알고보니
뉴스종합| 2021-07-24 18:34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원티드랩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30대 초반 ‘1억 연봉’을 주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실패와 실패를 거듭 2전 3기만에 성공신화를 만든 사람이 있다. ‘이직’이라는 직장인의 꿈을 현실화 시켜주는 채용 플랫폼 ‘원티드(Wanted)’의 창업가 이복기 대표(42)다. 직장인들 사이에 이직 붐이 불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원티드랩’은 2015년 설립된 인공지능(AI)·지인 추천 시스템 기반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이다. 원하는 사람을 찾아다 준다는 의미에서 미국 서부극의 현상금 포스터에 적힌 ‘원티드(Wanted)’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현재 8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예상 기업 가치는 1400억~1600억원 상당. 상장 후 이 대표의 지분은 약 14%로, 가치는 2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1억 연봉 박차고 창업…2번의 실패, 그리고 ‘원티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원티드랩 제공]

이 대표를 움직이는 힘은 ‘재미’였다. 1998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 학부 졸업과 함께 대학원에 진학해 MIS(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했다. IT 붐이 꺼졌지만 그는 여전히 글로벌 IT 산업이 ‘재미’ 있었다. 석사 과정을 끝 마친 뒤 2008년 미국계 컨설팅 회사 ‘엑센츄어’에 취업해 삼성, LG, KT, SK텔레콤 등 ICT 기업들의 플랫폼 성장 전략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재미를 동력 삼아 저녁도, 주말도 없이 일하며 IT사업에 대한 실전 감각을 익혔다.

덕분에 ‘초고속’으로 승진, 입사 3년 만에 ‘부장’이 됐다. 33살에 ‘연봉 1억’을 받는 직장인이 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6년 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아이템이 생겨서 나온 건 아니었다. 그는 “세상에 ‘문제’가 이렇게 많은데 저를 위한 문제가 하나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퇴사했습니다. 무모했죠.”라고 회상했다.

홀로서기는 쉽지 않았다. 원티드랩 이전에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2016년 집단 소송 모집 플랫폼 ‘체인지액션’과 체험 여행 플랫폼 ‘트리피칼’을 연달아 창업했다. 실패했다. 창업 자금 1억원은 1년 만에 동났다.

‘원티드’는 세 번째 시도였다. 주변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개발자, 디자이너 등을 모았다. 100개가 넘는 창업 아이디어를 두고 2개월 동안 ‘토너먼트’를 벌였다.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던 그가 보기에 기업의 고민은 ‘돈과 사람’으로 귀결됐다. 가장 적합한 사람을 어떻게 채용할 것인가. 그 자리의 4명이 어떻게 모였는지를 돌아봤다. ‘알음알음’을 시스템화 한 ‘지인 추천 기반 이직 플랫폼’, 원티드가 나왔다.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지인이 추천할 수 있도록 해 매칭 성공률을 높였다.

이 대표는 “사실 사업에서 아이디어는 5%밖에 안된다”며 “팀이 절반이고, 그 나머지는 운이다. 그런데 이 운마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혼자서 벌인 두 번의 사업 실패와 원티드의 차이는 함께 한 ‘팀’에서 나왔다는 진단이다. 그는 “창업은 평균이 실패다. 하지만 보완해줄 수 있는 창업팀이 있다면 더 멀리, 힘 있게 도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상장 시총 1600억 예상…‘커리어 플랫폼’으로 도약
원티드랩 주요 내용

원티드랩은 8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잠재력과 주관사의 추천을 바탕으로 지난 달 성장성 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주당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 8000~3만 5000원. 상장 후 원티드랩의 시가 총액 규모는 1300억~1600억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원티드’의 개인 고객은 186만명, 기업 회원은 1만 여곳이 넘는다. 페이스북, 이베이, 카카오, 네이버, 소프트뱅크 등을 회원사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매칭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지원서를 바탕으로 채용 여부를 맞히는 비율이 70%에 달한다.

사업 영역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프리랜서 매칭 서비스 ‘원티드 긱스(GIGS)’, 직무 교육 서비스 ‘원티드 플러스’를 런칭했다. 기업 대상 인적자원(HR) 서비스 진출을 위해 최근 HR 플랫폼 ‘커먼스페이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2015년 출범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원티드랩은 비대면 채용이 활성화되며 더욱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닥 상장을 통해 대외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토털 커리어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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