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재명의 ‘백제불가론’에 호남·충청 뿔났다
뉴스종합| 2021-07-25 13:32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광주 서구 치평동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백제불가론’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의 호남 출신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강력 반발한데 이어, 역시 백제문화권인 충청권을 대표하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성토 논평을 내는 등 파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25일 오전 개인 명의 논평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百濟),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대선 후보가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지역 감정을 조장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개탄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백제 운운’ 발언은 견강부회식의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며, 공주·부여 지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백제의 역사를 되짚으며, “올해는 서기 521년, 백제 무령왕이 고구려를 격파하고 백제가 다시 강한 나라가 됐다고 갱위강국(更爲强國)을 선포한지 1500년이 되는 해”라며 “백가제해(百家濟海)에서 유래한 나라 이름처럼 백제의 문화와 예술은 이미 천여 년전부터 화려하게 주변국으로 퍼져나갔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통일신라 이후로 한반도를 통합한 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살펴봐도 백제, 호남이 통합의 주체가 되지 못했다는 이 지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백제, 호남은 단순히 통합의 객체로 전락했던 것이 아니라, 엄연히 한반도 통합 세력의 주축이거나 주체였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백제불가론’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출마했는데 그 중에서 지사가 왜 필승 카드라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답하며, “현실적으로 이길 카드가 뭐냐 봤을 때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이고, 전국에서 골고루 득표받을 수 있는 후보는 나”라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전남 영광 출신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한반도 5000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았다”며,“‘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비난했다.

전북 진안 출신의 민주당 정세균 전 총리도 이 지사를 향해 “제주·강원·호남·충청 출신은 통합의 주체도 국정의 주체도 못 된단 말이냐”며 “이재명 후보의 인식은 우리 사회의 상식 있는 보통 사람들과 정치의 중원에서는 결코 통용될 수 없는 석기시대의 사고”라고 성토했다.

대권주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호남후보 불가론을 강조하다보니 1500년 전 역사까지 소환해 백제 불가론을 외쳤다”며, “DJ가 집권한 가장 가까운 역사가 있는데도 굳이 1500년 전까지 소급한 것은 (이재명 지사의) 천박한 역사 인식과 민주당이 그토록 외치는 지역 갈등 해소를 역이용해 보려고 하는 경선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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