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쐈다하면 10점...男양궁 단체전 2연패…‘신예 패기+베테랑 관록’ 조화 빛났다 [피플앤데이터]
엔터테인먼트| 2021-07-27 11:42

텐(10) 텐 텐 텐 텐 텐.... 2세트 6발을 모두 10점에 꽂아넣은 한국 궁사들의 무력시위 앞에 결승상대 대만의 사기는 꺾여버렸다.

한국 남자 양궁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단체, 여자단체에 이은 이번 올림픽 3번째 양궁 금메달이다.

베테랑 오진혁(40) 김우진(29)과 ‘무서운 아이’ 김제덕(17)이 나선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은 26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6-0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 이어 2연패다. 이미 2012 런던 대회에서 개인전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던 오진혁은 9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 무대에서 양궁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김우진은 리우에 이어 2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위기도 있었다. 준결승에서 일본과 세트스코어 4-4 동점으로 슛오프까지 가는 초접전 끝에 김제덕의 귀중한 10점 한방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 대만도 경계대상이었다. 하지만 긴장은 국민들만 했을 뿐, 선수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한국양궁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팬들을 꾸짖기라도 하듯 대만을 압도했다.

백미는 2세트. 한국이 쏜 6발이 모두 10점에 꽂으며 60점 만점을 얻어냈다. 오진혁이 쏜 3번째 화살이 9점과 10점 경계에 꽂혔으나 이후 10점으로 판정을 받았다. 58점을 쏘고도 세트를 내준 대만은 허탈했다. 3세트 마지막에 나선 오진혁은 활시위를 놓은 뒤 ‘끝’이라고 읊조렸다. 금메달 확정.

한국은 남자단체전에 걸린 역대 9개의 금메달 중 6개를 차지했다. 9연패를 달성한 여자팀의 기록에는 뒤지지만, 국가별 기량이 평준화된 남자단체 특성상 금메달 6개도 대단한 성과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3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고, 남녀 개인전 2종목만을 남겨놓게 됐다. 혼성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안산은 양궁 사상 첫 3관왕을 노리게 됐으며, 오진혁 김우진(이상 남자), 장민희 강채영(이상 여자)는 개인전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이제 한국양궁이 쓰는 ‘명품 시나리오’는 60% 완성됐다. 피날레는 남녀 개인전이 장식한다.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은 ‘어차피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집안 싸움을 보는 즐거움만 남았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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