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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하나 하려고, 최소 300만원 쓴다” 초호화 홈PC방 [IT선빵!]
뉴스종합| 2021-08-06 19:35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직장인 A씨(30)는 최근 게임을 위해 컴퓨터 본체를 장만했다. CPU, 그래픽 카드, 메인보드, 쿨러, 그래픽 카드 등 모든 부품을 A씨가 손수 골라 조립했다. 지난 해부터 하나 둘씩 모은 게이밍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스피커, 게이밍 의자 등에 본체까지 맞추면서 완벽한 ‘홈PC방’이 탄생했다. A씨가 홈PC방을 꾸미는데 들인 비용은 대략 300만원. A씨는 “최대한 합리적으로 소비를 했는데도 수백만원이 들었다”며 “하지만 왜 이제서야 맞췄는지 후회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PC게임을 누리는 ‘홈 게임족’도 늘어나고 있다. 최적의 환경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홈PC방’을 꾸미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모니터와 본체 같은 컴퓨터다. 여기에 주변 기기와 가구까지 더하면 수백만원은 우습게 든다.

홈PC족들과 늘어난 고사양 게임에 맞춰 제조사들 또한 고성능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게이밍PC 제품군의 평균 판매가는 ▷데스크탑 762달러(약 87만원) ▷모니터 338달러(약 38만원) ▷노트북 1041달러(약 119만원) 수준이다. IDC는 올해 게이밍PC가 전년보다 18% 증가한 6510만대 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은 보는 맛”…모니터만 ‘200만원’
삼성전자가 지난 달 27일 출시한 삼성전자 네오 G9. [삼성전자 제공]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영역이다. 높은 주사율과 커다란 화면으로 생동감을 높여준다. 주사율은 1초당 화면이 깜빡이는 횟수로,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 IDC는 오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10.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PC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게이밍PC 제품군 중에서도 게이밍 모니터를 집중 공략 중이다. 30만~50만원대 보급형 모델이 주가 되지만, 최근 들어 100만원 후반을 훌쩍 뛰어넘는 고급형 모델을 꾸준히 출시 중이다.

LG전자가 지난 2일 출시한 게이밍 모니터 ‘LG 울트라기어’ 34형 신제품. [LG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달 출시한 ‘오디세이 네오 G9’은 출고가가 무려 240만원이다. 49인치 초대형 화면에 1000R 곡률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준다. 업계 최초로 기존 LED 대비 40분의 1크기(높이 기준)에 불과한 ‘퀀텀 미니 LED’를 광원으로 적용했다. 주사율은 240㎐다.

LG전자 또한 지난 4일 169만원의 ‘LG 울트라기어’ 34형 신제품을 출시했다. 나노미터(10억 분의 1m) 단위 미세 입자를 백라이트에 적용한 ‘나노IPS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180㎐ 주사율과 엔비디아가 인증하는 최상위 디스플레이 기술 지싱크 얼티밋을 지원한다.

노트북·데스크탑 외산 대세…그래픽 카드 값 폭증에 조립형PC 가격 ↑
레노버 게이밍 노트북 '리전5 프로' [레노버 제공]

게이밍 노트북과 데스크탑 시장은 외산 브랜드가 대세다. 업계는 국내 게이밍PC의 약 80%를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등 외산PC업체가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레노버(Lenovo) 관계자는 게이밍 라인업과 리전(Legion) 아이디어 패드 게이밍 등 레노버의 게이밍PC가 국내에서 연간 약 5만대 판매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레노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이밍 PC는 노트북인 ‘리전5프로 16ACH6H(AMD)’와 데스크탑인 ‘리전 T5 26AMR5(AMD)’다. 각각 165만원과 167만원에서 시작한다.

에이수스의 게이밍 데스크톱 ‘ROG 스트릭스 G35’ [에이수스 제공]

상반기 에이수스(ASUS) 인기 게이밍 제품은 노트북 ‘ROG 제피로스 G14’ 데스크톱 ‘ROG 스트릭스 G35’다. 각각 249만 9000원, 124만 9000원부터 시작한다.

조립형PC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조립형PC는 완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성능이 중요한 게이밍PC의 경우 수백만원을 넘기 일쑤다. 특히 올해 그래픽 카드 가격이 크게 뛰면서 게임을 위한 조립형PC의 가격도 높아진 상태다. 지난 상반기 가상자산 채굴을 위해 그래픽 카드 수요가 폭증 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그래픽 카드 품귀 현상이 일었다.

엔비디아의 RTX 3080 Ti

인기 제품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은 현재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60만~8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초기 출고가가 45만~50만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거품이 껴있는 셈이다. 채굴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5월에는 120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이보다 성능이 좋은 GTX 3070은 평균 127만원, GTX3080은 평균 201만원이다(6월 둘째주 기준).

게이밍 수요에 재택 특수까지…폭풍 성장 게이밍 의자
제닉스의 50만원대 게이밍 의자 아크레이싱 리얼 레더 에디션. [제닉스 홈페이지 캡처]

게이밍 의자는 재택 근무 증가 특수도 누렸다. 가격대는 10만~50만원대가 일반적이다. 국내 게이밍 의자 1위 업체인 제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10만대가 넘게 게이밍 의자를 판매했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해에만 약 13만대 가량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게이밍 의자 업체 시크릿랩은 보다 고가의 라인업으로 구성돼있다. 유명 e스포츠 선수인 페이커(본명 이상혁)이 사용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오메가 제품은 62만원, 타이탄 제품은 70만원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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