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가격도, 품질도 삼성만 못해서… 중국, 결국 폴더블폰 포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4분기 선보일 예정이었던 폴더블폰 출시를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부품 조달 지연, 생산비용 증가 등이 이유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Z플립3’를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하면서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TCL의 폴더블폰 출시는 1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CL은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으로 유명한 중국 제조사다. 스마트폰제품으로는 ‘알카텔(Alcatel)’ 등 중저가 브랜드가 주력이다. 2019년부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CES 등 국제 전시회에서 폴더블폰과 롤러블폰 시제품과 콘셉트 영상을 선보이는 등 이형 폼팩터(기기 형태)시장 진출을 예고해왔다.
13일 시넷, 더버지 등 IT 전문매체에 따르면 TCL은 출시를 코앞에 뒀던 폴더블폰 ‘시카고(코드명)’ 를 포기했다. ‘시카고’는 갤럭시Z플립3와 유사한, 위 아래로 접는 형태의 클램셸(조개껍데기) 폴더블폰이다. 애초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시제품을 매체에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결국 양산과 정식 출시를 포기했다.
스테판 스트라이트(Stefan Streit) TCL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시카고는) 부품 부족, 코로나19, 폴더블폰 생산비용 증가로 소비자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출시되기 어려워 출시가 보류됐다”고 전했다.
시카고의 가격은 800달러 수준으로 예정돼 있었다. 스트라이트 CMO는 IT 전문매체 시넷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폴더블폰에) 800달러를 쓸 수 있다면 1000달러도 쓸 수 있다. 아마도 소비자는 오랫동안 알고 더 신뢰하는 브랜드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Z플립3가 999달러로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되면서, TCL 폴더블폰의 가격매력도가 낮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갤럭시Z플립3의 국내 출고가는 125만4000원으로, 일반 바(Bar)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준이다.
삼성전자 대비 낮은 브랜드인지도, 제품완성도 등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TCL 시카고는 내부와 외부에 각각 6.67인치 디스플레이와 1.1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갤럭시Z플립 LTE·5G’와 유사한 외관이지만 커버 디스플레이가 세로로 배치됐다는 점이 차이다. 무게는 204g, 배터리 용량은 3345㎃h다.
외부 소재는 플라스틱이다. 접었을 때 화면 주름은 갤럭시Z플립3보다 덜하지만 내구성은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에 IPX8 등급의 방수 기능을 지원, 세계 최초로 ‘방수 폴더블폰’을 구현했다. 내부 디스플레이의 초박막 강화유리(UTG)에 신축성 있는 플라스틱(PTE) 소재 보호필름을 적용하고 패널 레이어를 최적화해 전작 대비 80%가량 내구성이 강화됐다. 프레임과 힌지 커버에 아머 알루미늄을, 커버 디스플레이와 후면에는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를 적용했다.
시카고는 6GB 램과 128GB 메모리,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G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후면에는 4800만화소 메인 카메라와 16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됐다. 전면 카메라는 4400만화소다. 갤럭시Z플립3에는 퀄컴의 최신 AP 중 하나인 스냅드래곤888이 탑재됐다. 후면 1200만화소 듀얼(2개) 카메라, 전면 1000만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