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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종전선언 나쁘지 않지만…때 적절치 않아”[종합]
뉴스종합| 2021-09-24 13:56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담화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좋은 발상이지만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남측의 태도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밀면서 남북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회복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 “장기간 지속돼오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반도 평화보장체계 수립의 단초로 되는 종전선언의 필요성과 의의를 공감한 데로부터 우리는 지난 시기 여러 계기들에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부장은 “그러나 지금 때가 적절한지 그리고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데 만족되는 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우리 국가에 대한 이중적인 기준과 편견, 적대시적인 정책과 적대적인 언동이 지속되고 있는 속에서 반세기 넘게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이 전쟁의 불씨로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나는 현존하는 불공평과 그로 인한 심각한 대립관계, 적대관계를 그대로 둔 채 서로 애써 웃음이나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그런 것이 누구에게는 긴절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고 설사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부부장은 종전선언에 앞서 대북적대정책 철회 등 전제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 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면서 “자기들이 자행하는 행동의 당위성과 정당성은 미화하고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들은 한사코 걸고들며 매도하려드는 이러한 이중적이며 비논리적인 편견과 악습, 적대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도발’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미국과 동맹국의 연합군사훈련과 국방력 강화는 ‘억제력 확보’라고 내세운다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김 부부장은 계속해서 “이러한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 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남조선은 늘 자기들이 말하듯 진정으로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하자면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 부부장은 특히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 “남조선이 때 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자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 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남측의 태도 변화를 전제한 것이긴 하지만 남북 간 연락채널 복구와 대화 재개를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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