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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늘고 가격 뛰고 재개발 이슈까지…서울 빌라는 1년째 ‘불장’ [부동산360]
부동산| 2021-09-25 13:0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의 빌라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치솟는 집값에 아파트보다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서울 빌라시장이 1년째 ‘불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압도하고 있고 매매가격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0% 가량 뛰었다.

여기에 서울시가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대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재개발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어 빌라 시장으로의 수요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건수는 24일 신고 기준 총 4227건으로 아파트 매매건수(3968건)를 상회했다. 9월 매매건수도 다세대·연립이 1314건으로 아파트(508건)의 2.6배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거래 신고기한이 아직 남아 있지만 아파트보다 빌라 거래량이 많은 추세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은 올해 1월부터 나타나고 있다.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 거래량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엔 이례적으로 빌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주택시장을 살펴보면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올해 1월 5838건으로 아파트(5798건)를 근소하게 앞지르며 역전했다. 전반적인 주택 거래가 감소한 2월에도 4479건으로 아파트(3874건)보다 손바뀜이 잦았고 3월과 4월에는 거래량 격차를 2000건 이상으로 벌리기도 했다. 7월 이후 차이가 크게 줄었으나 다세대·연립주택이 여전히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보다 10.24% 올랐다. 연간 기준 2017년에는 1%대,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은 3%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평균 매매가격도 지난달 3억3436만원으로 올해 1월(3억2207만원)보다 1200만원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3억113만원) 3억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3000만원 이상 뛴 셈이다.

업계는 아파트값 상승의 풍선효과로 빌라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한다. 전셋값 상승과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른 구매력 약화도 빌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요인이다. 비싼 아파트 대신 빌라라도 구입하려는 무주택자가 대거 움직였다는 것이다.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후보 시절부터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해온 오세훈 시장은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민간 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사업 후보지 공모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연내 후보지 25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실제 재개발 추진 가능성이 높은 강북권을 중심으로는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지역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로도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빌라가격 상승세는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후폭풍에 서울시의 재개발 추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겹쳐진 결과”라면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최근 들어 많이 올랐고 추후 되팔기 어려울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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