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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조직개편 ‘제자리걸음’…주택공급 업무차질 우려 [부동산360]
부동산| 2021-09-25 16:01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직개편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실무인력들의 퇴사도 늘면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관련 업무 차질이 우려된다.

LH 인력감축도 당초 정부 계획대로 추진되면서 신규 채용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년 1000명 이상 채용했던 LH가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취업문이 더욱 좁아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내달 초 열릴 국회 국정감사에서 LH 조직개편 방향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국토교통부, LH 등에 따르면 LH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검토가 시작된 LH 조직개편안 발표는 지난 3월부터 두 차례 연기됐다. 당시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의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 개편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는 약속이 5월 말로 연기된 데 이어 또다시 8월로 미뤄졌다. 이어 현재까지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

국토부는 3가지 안으로 구성된 개편 논의를 사실상 폐기하고 LH의 기능과 안정성은 살리되, 조직을 혁신하는 중장기적 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올해부터 신규채용도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예정된 신입사원 공개 채용이 무산된 상황에서 하반기 채용 계획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2012년 LH 공채 1기를 채용한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정규직 채용이 없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지난 6월 초 인력 감축, 공공주택 입지조사 권한의 국토부 회수, 시설물 성능인증 업무 등 중복 기능의 타 기관 이전, 퇴직자 취업 제한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LH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LH의 체질 개선을 위해선 약 1만명 수준인 현재 인력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선다.

한해 퇴사 등 자연 감소 인원이 300명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2000명 감축은 5~6년 자연감소 인원에 맞먹는다. 앞으로 4~5년간 신규 채용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LH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시 등 지역 사회의 반발도 크다. 지역 인재 채용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경남혁신도시 공공기관이 취업한 지역 인재 47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인 200여명을 LH가 채용해왔다.

정부는 LH 인력감축은 희망·명예퇴직 등을 통해 진행하고 신규채용은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원을 감축하고, 여기서 이제 발생되는 초과 현안에 대해 희망퇴직이라든가 명예퇴직 등을 통해 해소해나갈 계획"이라며 "인력감축 과정에서도 신규채용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인력의 유출까지 늘어나면서 LH가 추진 중인 각종 주택공급 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기준 올해 LH 퇴사자는 206명이다. 이중 40% 정도는 근무연수가 10년 이하인 실무자급이다.

LH는 3기 신도시와 2·4대책 등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실무 인력 이탈이 확대될 경우 업무가 가중될 전망이다.

LH는 최근 본사와 지원부서의 인력을 현장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과부화된 업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2·4 대책 등 주택공급에 차질이 없는 방향으로 LH 개편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갑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LH 조직개편 공청회에서 “3기 신도시나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과감한 조직 개편보다는 현 상태에서 조직을 슬림화하고 기능을 조정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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