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위드 코로나’ 논의에···“대면”-“비대면” 선호 엇갈리는 대학가[촉!]
뉴스종합| 2021-09-27 11:04

서울이 한 대학 캠퍼스 모습.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영철·김지헌 기자] 정부가 전 국민 7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10월 말을 기점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을 논의 중이다. 대학가에서는 수업의 질과 편리성 중 무엇이 우선이냐를 놓고 교수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에 대한 선호가 갈리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대학에 전 국민 백신 접종률 70% 달성에 따른 대면 수업 확대 권고만 내린 상태다. 아직 대대적 대면 수업 전환을 시도하는 학교는 서울대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들지만, 10월을 기점으로 소규모 대면 수업을 승인하는 등 수업 형태를 점차 전환하는 분위기다.

27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학생들과 교수들은 대면 수업 전환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편리성을 이유로, 교수들은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대면 수업을 선호하고 있다.

홍익대 재학생인 A씨는 “학교에 사람들이 붐비는 것도 신경이 쓰이지만, 무엇보다 비대면 수업이 편리해 대면 수업보다 이점이 많은 것 같다”며 “물론 동기들과 어울리기 힘든 단점도 있지만, 대면 수업을 하면 1교시 수업에는 아침 7시께 일어나서 준비해야 했는데, 비대면 수업은 시작하기 5분 전에 일어나도 무리 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양대 4학년 권모 씨도 “비대면 수업의 경우 대면 수업보다 시간이 더 많이 확보돼 자기 계발에도 좋고, 고학년일수록 취업 준비와 관련돼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학교나 사회에서 대면 수업을 할 때 감염 위험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대면 수업을 굳이 강요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장애가 있는 학생의 경우 대면 수업으로 인한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기 어려운 점을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이유로 들었다. 정승원 장애인권대학생네트워크 위원장은 “비대면 수업에서는 학습권의 문제가 있었다면 대면 수업에선 이동권의 문제도 있다”며 “학사일정이 중간에 바뀌어버리면 편의 지원에서 혼선이 생긴다. 때문에 현재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하는 수업은 아직 장애를 가진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교수들은 수업의 질적 향상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근거로 대면 수업을 선호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이라는 것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라며 “대면 수업을 통해 교수와 학우들에게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수업 중에도 우연히 주요 이슈가 나와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것처럼 상호작용이 크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아어 “협력 활동도 교육의 질적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팀별 과제를 통해 업무 분담을 하고, 학생부터 리더가 돼 팀을 이끄는 학생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는데 온라인 교육에선 이런 부분을 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습, 실험 등이 수업으로 포함된 전공의 교수들은 대면 수업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다 보니 실험이나 실습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신입생들이 늘어났다”며 “코로나 이전에 실습 수업을 경험한 고학년과는 달리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신입생들에겐 학습 차원에서 발전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10월 4일부터 2주간 대면 수업을 점진적으로 이행하고 준비하는 기간을 거쳐 같은 달 18일부터 대학별 가용 자원 범위 내에서 대면 수업을 실시한다. 성균관대 역시 같은 달 5일부터 실험·실습·실기 수업과 수강 인원 10명 이하의 소규모 강좌를 대상으로 대면 수업을 진행한다. 다만 10명을 초과하는 이론 수업은 대면 수업 참가 인원을 10명 이하로 유지하는 조건에서 온라인·오프라인 혼합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학교 강사의 판단 아래 대면 수업을 추진한다. 경희대의 경우 실습·실험 수업과 30명 이하 소규모 수업에 대해서만 학교 측의 승인을 받으면 대면 수업을 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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