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비정상 투성이 대장동 의혹
뉴스종합| 2021-09-27 11:34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곽병채)이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올해 4월 퇴직하면서 50억원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곽씨는 “몸이 망가질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 해명했고 곽 의원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31세 청년이 6년 남짓 회사에 다니고 50억원의 퇴직금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평범한 직장인은 대기업이라도 평생 일한 퇴직금이 3억원을 넘기 어렵다. 곽씨의 근무기간과 비슷한 6년 동안 KT 대표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황창규 전 회장이 받은 퇴직금(상여금 포함)이 21억원이었다. 황 전 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기술을 이끈 인물이다. 월 230만~380만원 정도를 받던 대리급 직원이 스타 기업인 출신의 CEO보다 배 이상의 퇴직금을 받은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곽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태동할 때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이었고 이후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었을 때 아들에게 화천대유 입사를 권유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는 대학 동문이어서 몇 차례 만나기도 했다. 화천대유는 곽 의원에게 무엇을 기대했기에, 곽 의원은 화천대유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기에 아들에게 터무니없는 퇴직금이 책정됐는지 많은 국민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가 그런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 사람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아니냐”고 했고, 아들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이라며 대가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말대로 대장동 사업 특혜 설계와 관련한 수사는 엄정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화천대유의 전방위 로비와 이와 관련한 불법 자금 수수 의혹도 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야권 내부에선 곽 의원뿐 아니라 일부 유력 법조인을 중심으로 50억원을 직·간접적으로 약속받았다는 ‘50억 클럽’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는언론인 출신으로, 법조계를 오래 출입했다. 마당발 인맥을 활용해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박영수 전 특검, 원유철 국민의힘 전 의원 등 유력인사들을 고문이나 자문 변호사로 확보했다. 이 가운데 박 전 특검의 딸은 5년간 화천대유에서 일한 뒤 최근 사표를 내면서 고액 퇴직금 의혹이 불거졌다. 이들은 모두 불법적 특혜나 이권 개입은 없었다고 항변한다. 불거진 의혹에 대한 진상을 가리려면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와 대표 이성문 변호사 등의 계좌 추적이 불가피하다. 수사 당국이 속도를 높여야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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