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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에겐 넘사벽된 ‘국민평형’?…동대문구 84㎡도 17억원[부동산360]
부동산| 2021-10-11 04:59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거래 절벽기에도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의 몸값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를 바탕으로 서울 강남권에선 30억~40억원대 거래, 비강남권에선 대출금지선(15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은 거래 등이 이어졌다.

11일 부동산 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에선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웬만한 꼬마빌딩 가격인 30억~40억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는 지난달 2일 최고가인 42억원에 손바뀜했다. 동일한 주택형이 지난 6월 39억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2억2000만원 오른 가격으로, 국민평형이 40억원 이상에 거래된 사례가 나온 건 처음이다.

인근의 ‘래미안퍼스티지’ 84㎡도 같은 달 역대 최고가인 36억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34억5000만원), ‘반포센트럴자이’(34억1000만원), ‘래미안신반포팰리스’(30억3000만원), 강남구 ‘도곡렉슬’(32억원) 등도 최근 국민평형이 30억원대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였다.

비강남권에서도 새 기록이 쏟아졌다. 지난달 14일에는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웰스트림’ 84㎡가 마포구 국민평형 중 가장 높은 가격인 23억원에 거래됐다. 앞서 8월에는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84㎡가 35억원에 손바뀜한 데 이어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25억원),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우’(23억5000만원),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3단지’(20억5000만원) 등이 최고가를 찍었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많은 자치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84㎡는 지난달 27일 17억원에 팔렸다. 이 주택형은 올해 1월 처음으로 대출금지선을 넘어선 뒤 꾸준히 고점을 높여왔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16억8000만원), ‘마곡엠밸리12단지’(16억7000만원),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16억4700만원) 등도 84㎡가 16억원 이상에 거래된 단지로 꼽혔다.

경기권의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 판교 등에선 서울 주요 지역 못지않은 거래 사례가 나왔다. 84㎡를 기준으로 과천시 중앙동 ‘과천 푸르지오 써밋’(22억원), 원문동 ‘과천위버필드’(21억9000만원),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21억원),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마을2단지’(21억원) 등이 20억원을 넘어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정차 등 교통·개발 호재에 힘입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84㎡가 지난 6월 최고가인 16억30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말은 국민평형이지만 가격은 일반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면서 “최근에는 매매거래가 주춤하지만 시장에 유통 가능한 매물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에 호가도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체로 각 지역의 대장주 아파트는 ‘똘똘한 한 채’ 수요를 바탕으로 몸값을 올리면서 거래 절벽 속 집값 상승 기조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9월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142.4로 집계됐다. 이는 매년 말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의 아파트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9월에는 전월보다 1.90% 올라, 올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시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매매·전세 모두 과열된 국면인 만큼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커졌다”면서 “다만, 억눌린 수요가 원활한 주택 공급을 통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이슈, 교통 호재, 대선 정책 공약 등에 따라 수요 쏠림과 높은 가격 변동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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