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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가 골드스푼 해킹…연봉·부동산 계약서도 있다”
뉴스종합| 2021-10-25 19:33
25일 자신을 골드스푼 해킹범이라고 주장한 A씨가 보내온 골드스푼 회원 일부의 사진 파일 자료.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김영철 기자] “골드스푼 서비스를 해킹한 해커입니다. 대한민국의 상위 1%가 어떤 더러운 생각들과 행동을 일삼았는지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당장의 침묵을 필요로 했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확보한 이후에야 미디어에 모습을 보입니다.”

25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누적 회원이 13만명인 것으로 알려진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골드스푼’ 을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A씨로부터 온 내용이었다.

골드스푼은 본인의 최상위 경제력을 인증할 수 있는 전문직 자격증, 원천징수영수증, 부동산 등기서류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고 가입하는 인증 기반 데이팅 앱이다. 앞서 이달 12일 이 회사는 공지를 통해 “회사 내부 정보망에 사이버테러(랜섬웨어, 디도스, 해킹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논란을 낳았다.

A씨는 골드스푼의 웹페이지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가지 프로그래밍 코드와 자신이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회원들의 사진 수십장, 각종 증명서(변호사 명함, 가족관계증명서, 임상병리사 자격증, 계좌잔고 증명서) 등을 메일로 보내왔다.·

그는 ▷이름 ▷나이 ▷핸드폰 번호 ▷이메일 ▷패스워드 ▷지인 연락처 ▷신상 메타 정보 등등 (키, 흡연, 선호도 등) ▷익명으로 작성한 게시물 ▷익명으로 작성한 게시물 코멘트 ▷프로필 정보 ▷사진 ▷디바이스 정보 ▷보험 계약서 ▷자동차 등록증·리스 계약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전문직 면허증 ▷사업자등록증 ▷공무원증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 ▷연봉계약서 ▷소득금액증명원 ▷등기권리증 ▷매매계약서 ▷재산세 납부 확인서 ▷은행 잔고 증명서 ▷기타 증명서 (부모님 서류 등) ▷졸업증명서·학생증 ▷기타 등등 (파티, 매칭, 케미 등) ▷골드스푼 서비스 소스코드·메타 데이터들 등을 자신이 해킹했다고 했다.

헤럴드경제는 A씨가 보내온 몇몇 자료를 바탕으로 회원으로 추정되는 복수의 인물에게 연락해 골드스푼에 해당 증명(명함과 부동산매매 계약서 등)을 한 적이 있는지 문의했고, 이에 대해 “골드스푼 측에 제공한 자료가 맞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사안과 관련, 현재 서울경찰청은 정보통신망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수사의 진척 정도를 묻는 질문에 경찰은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골드스푼 측에 해당 정보 일부에 대해 해킹 정보가 맞는지 문의하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는 어떤 확인이나 대답도 해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저희는 일단 해킹 자체보다 골드스푼의 보안 시스템이 규정에 비춰 적합했는지를 따진다”며 “보안 시스템이 위반된 것이 발견되고 해킹된 정보가 많다면 과태료·과징금 규모도 이에 따라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까지 기본적인 해킹 관련 조사를 했고, 앞으로 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데 3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의 질문에 A씨가 전해온 답변은 아래와 같다.

-어떤 목적으로 해킹을 했는지.

▶금수저의 삶이 궁금했다.

-경찰 수사 중이라 언론을 통해 신변이 노출될 수 있는데 왜 자기가 획득한 정보를 공개하는지.

▶물리적 공간에 제한돼 있다면 저는 금방 잡혔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저는 어떠한 것들에도 속박돼 있지 않다.

-해킹한 자료를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 대중에게 공개하나.

▶고민 중이다.

-골드스푼 내 19금 게시판이 문제였다는 얘기가 있다. 해당 자료도 있는지.

▶그 부분은 빙산의 일각이라 생각한다. 연예인, ‘명예직’들이 익명 뒤에 숨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상상 이상이라 생각하길 바란다.

-추가로 하고자 하는 말은.

▶이제 모두 가면을 벗을 시간이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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