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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물산 “여의도 사학연금 빌딩 공사비 올려달라”…오피스로 번진 공사비 갈등 [부동산360]
부동산| 2022-08-05 10:21
삼성물산이 수주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사학연금 서울회관 조감도. [삼성물산]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다수의 공사 현장에서 공사비 증액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역세권에 42층 높이로 지어지고 있는 사학연금 빌딩에서도 시공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발주처를 상대로 공사비를 증액해 달라고 나선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특히 이번 시공비 갈등은 기존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아닌 업무용 빌딩의 경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상 도시정비사업은 시공사 선정 후 착공까지 4~5년의 기간이 걸리는 만큼 원자재 값 상승이 큰 이슈가 된다. 시공사를 선정하며 공사비를 책정했지만 그간의 물가상승 등이 반영이 전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오피스빌딩의 경우 시공사 선정 후 곧바로 착공에 돌입하는 만큼 공사비 증액 관련 잡음이 덜하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원자재 값 상승이 살인적인 수준에 가까워지며 손해를 볼 수 없는 시공사들이 오피스빌딩들에 대해서도 공사비 증액 관련해 협의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사학연금빌딩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공사 시행사인 코크렙티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코크렙티피 리츠)를 상대로 “불가항력에 의한 계약 내용 변경 검토 요청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물산은 공문에서 “화물연대 파업, 철근콘크리트연합의 공사 중단 등 어려운 대회 여건 속에서도 당사는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한 국경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급격한 시황 상승으로 당사뿐만 아니라 하도급사들도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공사비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공사 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적시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당사뿐만 아니라 사학연금빌딩 신축 공사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협력사가 불가항력으로 인한 손해를 상생 차원에서 구제할 수 있도록 계약 내용 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발주처에 요청했다.

구체적인 증액금액을 제시하기보다는 물가변동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력비와 원자재 값을 조금이라도 보전해보려는 ‘아니면 말고’ 식의 시도로 해석한다. 통상 업무용 빌딩과 같은 민간 발주 공사에서 비용증액(에스컬레이션) 조항을 계약서에 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공문도 “계약 조항의 재검토 및 변경계약을 통한 물가변동 적용 협의를 요청드린다”고 표현하며 계약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설사 시행사가 공사비 증액이 불가하다고 해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과 같은 공사 중단 등의 상황은 발생할 염려가 적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통상 준공시점과 입주사들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만큼 공기를 연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시행사들이 발주처인 경우 땅을 사들이고 그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탓에 비용 증액 요청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사학연금빌딩과 같이 일반 오피스빌딩도 공사비 자체가 매우 큰 경우에는 시공사로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코크렙티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발주한 사학연금 서울회관 신축 공사는 여의도 여의나루로 27 일대에 있는 기존 사학연금 서울회관을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만 3800억원 규모로, 대지면적 1만142㎡(3067평), 연면적 14만1668.98㎡(4만2855평)에 지하 6층~지상 42층으로 재탄생한다. 삼성물산은 2020년 9월께 단독으로 공사를 수주했으며 내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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