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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드론, 산속 ‘작은 연기’도 찾아낸다”
뉴스종합| 2022-10-18 12:01
KT 관계자들이 작은 연기로 산불 화재를 조기에 감지하는 인공지능(AI) 드론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KT 제공]

#.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해 비행하던 드론이 산간의 연기 등 화재 징후를 인공지능(AI)으로 감지한다. 지상에 해당 내용을 통지해 즉각 조치에 나선다.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뻔한 작은 연기를 빠르게 진압해 더 큰 사고를 막는다. KT가 원주시와 함께 AI 드론으로 작은 산불도 감지해 내는 산불 감지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KT는 18일 서울 광화문과 원주시에서 AI 드론 실증 사업을 시연했다. 앞서 KT와 원주시는 지난 3월 국토부 주관 ‘드론실증도시 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KT는 컨소시엄을 맺은 협력 업체와 함께 부론산업단지 등 원주시 3개소에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진행해왔다. 산불 감시 드론은 해당 사업의 일환이다.

▶ ‘배터리 교체식 드론’으로 산불 감시= 지금까지 산불 감시는 주로 육안으로 이뤄졌다. 산불 위험 지역에 직접 방문하거나 곳곳에 설치된 CCTV를 감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역 특성 상 모든 산불을 육안으로 감시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T는 AI 드론 플랫폼을 산불 감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간 지역에 드론을 정기적으로 주행시킨 뒤 실시간으로 촬영되는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것이다. AI가 영상에서 연기를 포착하면 GPS를 통해 CCTV보다 더욱 정확한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자동 산불 감시 실증의 핵심 요소는 ▷드론이 자동으로 운행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배터리 교체식 드론 스테이션’ ▷연기를 감지하는 ‘AI 영상 분석’ ▷지상과 교신할 수 있게 해주는 ‘드론 전용 상공망’이다.

배터리 교체식 드론 스테이션은 드론이 비행을 마친 뒤 복귀하는 장치다. 로봇 팔이 장착돼 있어 사람의 손길 없이 자동으로 드론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인명구조에 필요한 소화액제와 심장 제새동기도 장착할 수 있어 위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이번 시연에서 선보인 소형 스테이션은 전력 소모가 적고 이동성이 좋아 수시 산불 감시 업무에 사용한다. 주로 사람이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험한 산악 지대의 산불 감시를 보조하는 식이다. 트럭에 소형 스테이션을 탑재해 산불 의심 지역 근처까지 이동한 뒤, 인근에서 드론을 띄워 산불을 감시한다.

▶연기 탐지율 90%...‘AI 영상 분석’으로 화재 징후 인식= AI 영상 분석도 핵심 기술이다. 드론이 상공을 정기적으로 비행해 산간 영상을 넓게 촬영하면 AI는 연기와 같은 화재 징후가 있는지 자동으로 분석한다. AI 영상 분석은 최신 탐지 모델인 객체 분할(Instance Segmentation)을 사용해 다양한 연기를 하나의 물체로 인식하지 않고 형태를 명확하게 구분한다. 이로써 초기 산불까지도 감지하고 계도할 수 있다. 물체의 크기나 범위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어 향후 산불 예방에 필요한 실화자 행동 패턴까지 인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셋은 원주시 각지, 다양한 풍향과 고도에서 약 1000개의 연막탄을 터뜨려 마련했다. 올 6월부터 학습을 진행해 산불 연기 탐지율을 약 90% 이상까지 확보했으며, 현재 한국인정기구(KOLAS)에서 공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함께 KT는 원주 일대에 상공망과 전용 기지국을 구축해 드론과 지상의 원할한 소통을 가능케 했다. 간현전망대 인근, 부론산업단지, 원주양궁장 3곳에 상공망 전용 기지국이 구축됐다. 이 상공망은 각각 드론 관광, 산불 감시, 드론 시험 목적으로 활용됐다. 원주시의 드론실증도시 1차 사업은 올 12월 종료된다. KT는 산불 뿐 아니라 다양한 안전 분야에서 드론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순환 KT강북강원광역본부 강원법인고객담당은 “이번 원주시와의 사업을 계기로 AI 영상 분석, 관제 등 KT 드론 플랫폼의 기능을 점차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다양한 드론 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KT 드론 사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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