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성관계 입막음 폭로’ 대니얼스 “기념비적 기소”
뉴스종합| 2023-04-01 19:33
스토미 대니얼스. [AP]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성관계를 폭로하지 말아달라는 대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측으로부터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받았다고 밝힌 포르노 배우 겸 감독 스토미 대니얼스가 인터뷰를 통해 “정의는 실현된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기소에 대해 “기념비적이고 서사적”이라면서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니얼스는 “이제 트럼프는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 권력을 가진 자도 법망을 피할 수 없다. 직업이나 재산과 관계없이 자신이 말하거나 행동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이번 일로 사람들이 계속 분열되고 무장하게 됐다”며 “결과가 어떻든 이번 일은 폭력을 야기하고 부상과 죽음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했다.

더타임스는 미국 모처에서 기자와 만난 대니얼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소식에 의기양양하기보다는 조심스러워하면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전했다.

실제 대니얼스는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몇 시간 만에 소셜미디어와 이메일, 전화로 폭력적 위협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니얼는 “처음에는 ‘꽃뱀’, ‘거짓말쟁이’ 정도였는데 지금은 ‘죽이겠다’라는 훨씬 폭력적이고 생생한 협박을 받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광적인 지지자들이 처음으로 두렵게 느껴졌다면서 “트럼프가 스스로 폭력을 선동하고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두렵지 않다면서 “나는 그의 벌거벗은 모습도 봤다. 그가 옷을 입고 더 무서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 직전 과거 성관계 사실을 밝히려던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이 처음 부상했던 2018년 ‘네 딸을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본명이 ‘스테파니 클리퍼드’인 대니얼스는 2006년 미국 네바다주의 한 호텔 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면서도, 대니얼스에게 폭로를 막는 대가로 13만 달러를 지급한 당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에게 ‘법률자문 비용’으로 같은 금액을 회삿돈으로 변제한 사실은 인정했다.

10년 넘게 트럼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집사’ 역할을 하던 코언은 당초 대니얼스에게 돈을 준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입장을 바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로 돈을 준 것이라고 폭로했다. 미 검찰이 금융사기와 탈세 등 개인비리 혐의를 잡고 압박하자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겐을 택한 결과다. 그는 ‘러시아 게이트’ 특검 수사 등에 협력하고 2018년 3년형을 선고받았다.

대니얼스는 코언에 대해선 “간접적으로 나의 삶을 지옥으로 만든 책임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충성을 다해 자기 일을 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측이 자신의 이름 앞에 ‘포르노 배우’라는 수식어를 늘 붙여 자신을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더타임스는 대니얼스가 “내 나체 사진은 어디에나 있기에 나체 사진으로 협박받는 일은 없었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전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성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물 배우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 5년 가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사해 온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그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거액을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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